글로비스, 계열사 의존도 되레 심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8일 03시 00분


작년 81%→올 상반기 89%

200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당내부거래(물량 몰아주기)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물류계열사인 글로비스의 계열사 의존도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글로비스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1∼6월) 매출액 2조7673억 원 중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를 통해 발생한 매출액이 2조4853억 원(89.80%)에 달했다. 계열사 의존도는 지난해는 81.0%로 오히려 올해에 더 심화됐다.

▶본보 6월 14일자 B3면 참조

글로비스의 매출에 가장 큰 기여를 한 회사는 현대자동차로 해외법인까지 합하면 1조636억 원이었고 다음은 기아자동차로 7849억 원(해외 법인 포함)이었다. 글로비스는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와의 거래를 통해서도 각각 2619억 원, 1157억 원(해외 법인 포함)의 매출을 올렸다. 글로비스는 계열사들의 지원에 힘입어 상반기에 반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글로비스 전체 매출액 중에서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액 비율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독특한 사업 구조 때문이다. 글로비스는 현대차와 기아차 해외공장에서 필요한 부품을 국내에서 보내주는데 이 과정에서 단순히 운송만 하는 게 아니고 구매를 한 뒤에 현대차와 기아차에 재판매를 하는 일종의 ‘중간 도매상’ 역할을 하면서 이윤을 남기고 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31.9%의 지분을 보유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고, 2대 주주는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20.3%)이다. 이 때문에 글로비스가 그룹 차원의 지원을 받는 것에 대해 경영권 승계와 연관지어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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