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공모 도화종합기술공사 영업익 93% 증가
하나투어 등 여행사 3곳 영업익 증가율 10위권에
국내 기업들의 2010년 상반기 경영성적표가 대부분 공개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이겨내며 경쟁력을 키운 상장기업 가운데 뛰어난 성적을 거둔 곳이 많았다. 반도체 클린룸(미세먼지 제거장치) 전문업체인 신성ENG는 작년보다 무려 40배 가까이 늘어난 영업이익을 올리며 놀라운 성적표를 공개했고 엔씨소프트는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영업이익으로 남기는 뛰어난 수익성을 자랑했다. 이처럼 영업이익이 개선된 기업들은 주가 상승률도 남달랐다. 반면 대규모 손실을 내며 적자에 빠진 기업도 적지 않았다. 부동산 시장 장기침체로 불황에 빠진 건설사들이 대표적이다. 올 상반기 날개를 달고 비상한 기업과 추락한 기업을 분석해 봤다.
○ 반도체 호황 및 중국 소비·여행객 힘입어
신성ENG는 작년 상반기보다 무려 3909% 증가한 68억8500만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유가증권시장 영업이익 증가율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관련 클린룸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곳으로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반도체에 납품하고 있다. 올 들어 반도체 산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신성ENG의 이익도 급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산업 호황이 당분간 이어지는 데다 내년부터 현재 준비 중인 태양전지 사업에서도 본격적인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돼 신성ENG의 실적 호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일론 원료 생산업체인 카프로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568억5500만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6배 이상 뛰었다. 중국의 나일론 수요 급증으로 주력 제품인 카프로락탐의 마진이 크게 개선된 덕분이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카프로락탐 가격이 중국 구매 수요로 계속 오르고 있다”며 “카프로는 내년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대한방직(1611.75%), 혜인(837.69%), STX(780.63%), 상신브레이크(762.79%) 등의 영업이익이 7배 이상 큰 폭으로 늘었다. 반면 영풍제지와 쉘라인, 동아에스텍, 세원셀론텍, 중앙건설 등은 100%에 가깝게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영업이익 증가율 상위 10개 기업에 하나투어, 자유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사 3곳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춤했던 해외여행객이 급증한 데다 엔고, 위안화 강세까지 겹치면서 일본, 중국 여행객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하나투어의 영업이익은 135억1800만 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무려 445배나 치솟으며 증가율이 가장 컸다. 자유투어(2474.95%), 모두투어(1459.68%)도 영업이익이 급등했다.
○ 도화종합기술공사 당기순익 171억 올려
올해 새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새내기 기업 중에서는 이달 12일 상장한 토목설계업체 도화종합기술공사의 실적이 눈에 띄었다. 도화종합기술공사는 올 상반기 매출액 1663억 원, 당기순이익 171억 원을 올렸다. 특히 영업이익은 179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93%나 뛰었다. 올해 초 수주한 설계 사업은 하반기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방용품업체 락앤락도 작년보다 38.54% 오른 97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인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 유통망을 빠르게 구축한 덕분이다.
금융 및 지주회사를 제외한 기업 가운데 엔씨소프트가 가장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부분 유료화에 힘입어 2650억 원의 매출에 139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52.78%로 매출의 절반을 영업이익으로 챙긴 셈이다.
NHN(46.56%)은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률 2위였던 강원랜드를 밀어내고 2위에 올랐고 강원랜드(45.85%)가 뒤를 이었다. 작년 12월 상장된 한전기술(30.99%)과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하이닉스(29.47%)도 짭짤한 마진을 남겼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휴대전화 마이크로폰 생산업체인 비에스이(85.67%)가 매출의 80% 이상을 영업이익으로 거둬갔다. 휴대전화 마이크로폰 시장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4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이 업체는 휴대전화 슬림화 추세 및 스마트폰 공급 증가에 힘입어 이익이 크게 개선됐다.
한편 상반기 적자에 빠진 기업 28곳 가운데 적자 폭이 가장 큰 기업은 한일건설이었다. 지난해 18억8000만 원 흑자에서 올해 1500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풍림산업, 성신양회, 벽산건설, 한일시멘트 등 적자 전환 폭이 큰 상위 10개 기업 내에 건설 관련 업체가 8개나 포함됐다.
영업이익이 좋은 기업은 주가 상승률도 시장 평균 수익률을 웃돌았다.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639곳 가운데 비교 가능한 557곳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이 작년 상반기보다 늘어난 336개 기업은 1월 초부터 이달 17일까지 주가가 16.64% 뛰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