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폭염에 지쳐 건성으로 보던 TV 화면에 갑자기 넓은 얼음벌판을 달리는 북극 썰매개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어 원색의 옷을 입고 서있는 인도 여자아이의 모습과 잘생긴 외국 청년, 50대쯤 돼 보이는 한국인 부부, 그리고 넓은 초원에서 공을 차며 뛰어노는 아프리카 아이들의 모습이 지나간다. 이어 차분한 목소리가 TV를 보는 시청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쿠눅의 북극은 어느 나라가 지켜야 할까요?”
“자하라의 가게는 어느 나라가 투자해야 할까요?”
“로베르토의 일자리는 어느 나라가 만들어야 할까요?”
“이성훈 씨의 노후는 어느 나라가 준비해야 할까요?”
“심바의 학교는 어느 나라가 지어야 할까요?”
‘저런 건 다 각자의 나라에서 고민해야 하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 때쯤 반전의 문구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바로 G20과 대한민국입니다. 하나로 알파라이징 된 전 세계입니다.” ‘하나 된 전 세계의 노력’을 통해 글로벌 경제위기로 고통 받는 전 세계인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는 감동의 메시지가 전달되는 순간이다.
SK텔레콤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소재로 한 새로운 광고를 준비했다. 세계 주요 20개국 정상이 만나 인류를 위한 공동성장을 모색하는 G20 정상회의의 취지가 ‘서로 다른 세상이 만나 모두가 +α되는 세상을 만들다’는 알파라이징 캠페인 콘셉트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알파라이징 광고가 G20 정상회의를 단순히 ‘세계 20개국 정상들의 만남’을 응원한다고 해석하면 일차원적이다. 이번 광고는 G20 정상회의의 주요 경제 의제인 기후변화 대처 기금 조성, 투자, 고용, 복지, 인프라 구축 등을 보다 쉽게 이해시키고 함께 대처해야 할 공동의 관심사로 부각하기 위함이다. 다행히 광고 집행 후 조사에서 많은 분이 ‘알파라이징의 개념이 뭔지 더 잘 이해된다’ ‘전 세계를 위한 +α를 만드는 차원까지 알파라이징이 커질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등의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어찌 보면 G20 정상회의와 알파라이징의 결합은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기획단계는 물론이고 본 촬영까지 서로 다른 만남과 새로운 결과물의 연속이었다. 광고에 나온 다섯 가지 에피소드를 각 나라에서 현지 촬영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최상의 대안이 필요했다. 아담하고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시골 장터, 운치 있는 빌딩이 훌쩍 솟은 대도시, 풍성한 녹음이 드리운 햇살 많은 공원, 그리고 드넓은 초원까지…. 호주가 최적의 장소로 꼽혔다. 아트팀의 빼어난 세팅력과 찰나를 놓치지 않는 촬영기술로 만들어낸 반전. 인도의 자하라 역할을 한 모델은 자기 고향의 동네 장터와 촬영세트가 너무나 흡사하다며 놀라기도 했다. 또 다양한 인종을 한자리에 모아 각 나라 언어로 하나의 광고물을 만들어내는 작업이야말로 생생한 알파라이징 그 자체였다.
이제 소녀의 가게가, 청년의 일자리가, 소년의 학교가 당신의 이야기가 되었는가. 당신의 작은 관심만으로도 지구촌 ‘우리’의 삶은 더욱 새롭게 변할 수 있다. 세계의 중심에 선 대한민국,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당신이 지구 위의 가장 큰 +α를 만들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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