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위 한진해운 - 현대상선 “남북항로 공동 운항”
올해 10개노선 개척… 美-유럽 벗어나 다변화 추구
“남미, 아프리카 시장을 중심으로 한 ‘남북항로’를 개척하라.”
국내 1, 2위 해운업체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최근 남북항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두 회사는 23일 아시아와 남미 서안(西岸)을 잇는 남북항로를 개설하고 공동운항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거의 모든 노선은 미국과 유럽 시장 중심의 ‘동서항로’였다. 하지만 한진해운은 작년까지 하나도 없던 남북항로를 올해에만 6개까지 늘렸고 현대상선도 1개에 불과했던 것을 5개까지 확대했다. 국내 해운업체들이 뱃머리를 남미와 아프리카 등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이번 공동운항은 2007년 아시아∼동지중해·흑해 노선과 2009년 아시아∼미주 노선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에는 이들 두 선사 외에도 차이나시핑(CSCL)과 CMA CGM도 참가한다. 해운업체들이 공동운항을 하는 것은 시장 진입 초기에 리스크를 줄이면서 연착륙하기 위한 것. 그만큼 남미 시장이 외면할 수 없는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서커우 등 중국의 주요 항만과 부산을 거쳐 멕시코와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칠레 등 남미의 주요 항만을 도는 이번 노선에 한진해운은 25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4척을, 현대상선은 1척을 투입한다.
한진해운의 남북항로 개설은 올해 들어 계속 이어져 왔다. 한진해운은 3월 1일 최초의 아프리카 항로이자 남북항로인 지중해∼서아프리카 노선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어 4월에는 아시아∼남아프리카∼남미를 모두 연결하는 ALX(Asia Latin America Express) 항로를 신설했다. ALX 항로에는 4250TEU급 선박 1척을 투입했다. 여기에 아프리카와 유럽을 오가는 단거리 노선까지 합하면 올해만 개설된 남북항로가 총 6개. 한진해운의 동서항로 총 36개의 6분의 1 수준이다.
항로 개설은 아니지만 스페인 알헤시라스에 한진해운 전용 터미널을 개설한 것도 향후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남북항로를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다. 알헤시라스 전용 터미널은 신흥 시장으로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아프리카 대륙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유럽∼남미를 연결하는 남북항로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아시아∼북미 동안(東岸)을 연결하는 동서항로가 교차하는 전략적 거점이기도 하다.
현대상선도 남북항로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이미 아시아∼남미 동안 항로를 2008년 개설했으며, 이번 남미 서안 항로 개설을 통해 남미 지역 동서안을 모두 아우르는 서비스 네트워크를 완성했다고 회사 측은 자평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상선은 아시아∼아프리카, 아시아∼호주 노선 등 올해 총 5개까지 남북항로를 늘렸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그동안 남북항로는 철광석 등 자원을 운반하는 벌크선들이 거의 전부였다”며 “그러나 앞으로 남미와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컨테이너선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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