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바타 흥행과 최근 남아공 월드컵에 힘입어 ‘3차원(3D)’ 전자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3D TV의 경우 올해 시장규모가 340만 대로 예상되며, 2014년에는 전체 판매대수의 2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3D TV에 이어 PC, 카메라에 이르기까지 3D 제품 라인업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미 만들어진 3D 콘텐츠를 단순히 재생만 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소비자가 직접 3D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제작해 이를 3D TV로 즐기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것이다.
24일 소니코리아는 3D 촬영기능을 갖춘 콤팩트 카메라 2종(사이버샷 DSC-WX5, DSC-TX9)을 출시하면서 기자간담회 겸 체험전시회를 열었다. 이번 제품은 이른바 ‘똑딱이’로 불리는 콤팩트 카메라 중에선 처음으로 한 개의 렌즈로 3D 정지화상을 찍을 수 있다. 두 개의 렌즈로 좌측과 우측 눈에 보여줄 이미지를 각각 촬영해 3D 효과를 내는 기존 카메라와는 다른 방식이다. 렌즈를 한 개만 사용하기 때문에 그만큼 제품 무게와 가격을 낮출 수 있지만 3D 동영상 촬영은 안 된다.
반면 후지필름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3D 카메라 ‘파인픽스 REAL 3D W1’은 두 개의 렌즈와 두 개의 이미지센서로 3D 사진 및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자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과 적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시선을 고정시키면 특수 안경 없이도 3D 화상을 확인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날 소니코리아가 선보인 3D 촬영 방법은 간단했다. 파노라마식으로 연속촬영을 하듯 피사체를 향해 카메라를 가로로 길게 훑어주면 카메라는 촬영된 수십 장의 정지화면 가운데 왼쪽과 오른쪽 눈에 보여줄 이미지를 따로 추출해 낸다. 이를 3D TV에 띄워 놓고 3D 안경으로 보면 입체 화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날 기자가 3D 카메라로 전시회장을 직접 찍어 소니의 3D TV인 ‘브라비아’로 재생해본 결과 원근감과 입체감을 살린 정지화면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복수의 3D 렌즈로 찍은 화면에 비해 입체감(depth)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었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3D 카메라 시장이 아직 초기단계여서 이 기능에만 초점을 맞춘 제품을 내놓는 데는 무리가 있다”며 “카메라의 기존 기능을 한층 강화하면서 다른 제품에선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기능으로 소비자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3D로 정지화상 혹은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제품은 후지필름의 ‘3D W1’과 소니의 이번 신제품 정도에 불과하다. 3D 영상에 대한 시장수요가 많지 않은 데다 3D 카메라로 촬영한 콘텐츠를 구현해내는 3D TV의 보급률이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어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LCD에서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로 디스플레이가 대체되고, 3D 영상에 대한 눈의 피로도를 낮추는 기술이 개발되면 3D TV와 3D 카메라가 주류 상품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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