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휴가지서 ‘더블딥 우려’ 긴급점검… 美 경제살리기 새 구상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7일 03시 00분


“교통인프라 사업 벌여 수십만개 고용 창출”

여름휴가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및 경제팀과 함께 25일 긴급 전화회동을 가졌다. 백악관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오늘 아침 휴가지인 매사추세츠 주 마서스비니어드 섬에서 경제팀과 긴급 전화회의를 하고 최근 발표된 경기지표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휴가를 보내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팀을 급히 찾은 것은 7월 신축주택 판매실적이 1963년 이후 지난달보다 최대 폭으로 떨어지는 등 미 경기회복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취약한 주택시장이 다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가 ‘더블딥(이중 침체)’에 빠져 회복이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가 상당 기간 이어질지 모른다는 비관적인 분석도 나온다.

이날 대통령과의 긴급 전화회동에 참여한 인사는 가이트너 장관을 비롯해 크리스티나 로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로런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다.

백악관은 이날 전화회동 후 별도 성명을 통해 “대통령과의 전화토론은 국제시장 동향과 경제성장 등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다”며 “경제팀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중소기업 지원과 중산층에 대한 세금감면 조치 연장 등 앞으로 취해야 할 과제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얼어붙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 교통 인프라에 대한 민관의 합작투자 계획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휴가를 떠나기에 앞서 주요 도시를 방문해 타운홀 미팅에서 이 같은 자신의 구상을 내비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21세기형 인프라 투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단지 도로를 만들고 다리를 건설하는 게 아니라 인터넷 속도를 높이고 고속철도 건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프로젝트로 민간분야에서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이 같은 계획은 9월 의회가 열리면 공화당의 반대에 부닥칠 가능성이 높다. 백악관이 오바마 대통령과 경제팀의 긴급 전화회동 사실을 발표한 것은 대통령이 경제문제에 끊임없이 관심을 보인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속내가 담겨 있다. 경제를 회복시키지 못한 오바마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의회 권력이 공화당으로 넘어갈 위기를 맞고 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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