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龍山 철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9월 1일 03시 00분


용산역세권개발 경영권 포기… 갈등 마무리
코레일 “새 투자자 찾겠다”… 8일 임시주총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을 둘러싸고 심각한 대립 양상을 보이던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삼성물산의 갈등이 삼성물산의 경영권 포기로 새 국면을 맞았다.

삼성물산은 31일 “용산 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 프로젝트금융투자(PFV)의 자산관리회사인 용산역세권개발주식회사(AMC)의 경영권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23일 드림허브 이사회는 삼성물산을 AMC에서 퇴출할 수 있도록 AMC의 정관을 변경하겠다며 압박했다.

삼성물산은 경영권 포기로 AMC 지분 45.1%(13억5300여만 원)를 양도하게 된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드림허브의 지분 6.4%는 계속 유지하며 철도시설 이전공사와 토양오염 정화사업 등 이미 따낸 4000억 원 규모의 공사와 5000억∼6000억 원 규모의 시공권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용산 개발사업의 차질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경기 침체로 자금조달이 극도로 어려워진 데 따른 것”이라며 “건설투자자들만 지급보증을 하라는 드림허브 내 다른 출자사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드림허브의 대주주이자 용산지구 땅주인인 코레일은 7월 삼성물산을 비롯한 17개 건설투자자들에게 땅값 등 미지급액 7010억 원을 마련하기 위한 지급보증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코레일은 결국 8월 23일 4조5000억 원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을 선매입해 향후 필요자금을 마련하기로 하는 대신 삼성물산이 AMC의 지분을 반납해야 한다고 공개 요구하고 나섰다.

▼ “삼성, 시공사로 참여했으면” ▼

삼성물산의 경영권 포기에 대해 코레일 측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삼성물산이 앞으로도 용산 개발사업이 성공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9월 8일 드림허브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삼성물산의 경영권 포기와 관련한 정관 변경을 의결할 계획이다. 이어 13일 건설투자자 모집 공고를 내고 16일 사업개요와 참여방안을 안내하는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AMC 관계자는 “사업 위험에 대한 판단 때문에 ‘합의 이혼’을 한 셈이지만 삼성물산에도 용산 개발사업이 필요하고 우리도 시공능력이 있는 삼성물산이 필요하다”며 “지급보증을 서겠다는 건설투자자, AMC 참여사 등 사업자를 모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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