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현대차 vs 폴크스바겐 공장, 근무환경 ‘천양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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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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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독일에 출장을 가서 폴크스바겐그룹의 마르틴 빈터코른 회장을 인터뷰하고 볼프스부르크 공장을 취재했습니다. 립 서비스였는지 몰라도 빈터코른 회장이 인터뷰 도중 “현대자동차는 우리의 심각한 경쟁자”라고 말할 때에는 왠지 우쭐해지기도 하더군요. 현대차와 폴크스바겐은 모두 대중 브랜드로서 신흥 시장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으며 지난해 세계 경제위기 속에 실속을 차린 자동차회사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볼프스부르크 공장을 둘러보면서는 자연스럽게 올해 3월에 찾아갔던 울산공장과 차이점을 찾아보게 됐습니다. 참고로 두 공장은 각각 자신들이 ‘세계에서 제일 큰 공장’이라고 주장합니다. 현대차는 1∼5공장을 합해 울산공장의 생산량이 세계 최대라고 하고, 폴크스바겐은 “한 지붕 아래 있는 공장으로는 우리가 더 크다”고 하죠.

두 공장의 가장 큰 차이점은 ‘둘러보는 게 얼마나 쉬우냐’였습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외부에 잘 공개하지 않는 시설인 반면 볼프스부르크 공장은 한 해 20만 명이 방문하는 ‘관광지’입니다. 공장 안에 관람열차가 다닐 정도입니다.

작업자들 관점에서 가장 다른 점은 컨베이어벨트와 ‘텔레스코픽 암’의 차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텔레스코픽 암은 폴크스바겐이 개발한 생산 시설인데, 커다란 집게처럼 생겨서 조립 중인 차를 들어올려 직원들 앞으로 나르면서 작업이 편하게끔 높낮이를 맞춰 주고 기울여 주기도 합니다. 컨베이어벨트에 차량이 실려 오는 울산공장에서는 사람이 조립 라인에 몸을 맞춰야 하지만 볼프스부르크에서는 반대인 셈입니다.

울산공장에서는 여성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데 반해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는 현장에 배치된 여성 직원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것도 다른 점이었습니다. 여성 직원의 비율이 25%에 이르며 임금 수준도 동일하다고 하네요.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 몇몇 작업자들이 소형 앰프로 음악을 들으며 작업을 하는 것도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광경이었습니다.

볼프스부르크 공장에는 없고 울산공장에는 있는 것은 공장 곳곳에 붙은 품질이나 무재해를 강조하는 표어나 현수막, 또 강경한 문구들이 많은 노조의 소식지였습니다. 독일 기자가 한국에 와서 그런 광경을 보고 현대차의 정신 무장 자세나 한국 노조의 소통 노력을 높이 평가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같은 임금을 받고 일한다면 어느 공장을 택하겠느냐’고 묻는다면 아무래도 볼프스부르크 공장이라는 답이 더 많지 않을까요?

장강명 산업부 기자 tesomiom@donga.com



▲동영상=현대자동차 `아이플로`(i-f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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