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느낌은 조금 묵직했다. 수신에 문제가 있어 무료로 주는 ‘범퍼’를 끼워야 하다보니 세상에서 두께가 가장 얇다는 하드웨어의 특장점이 잘 살아나지 못했다. 그러나 애플이 자랑하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꽤 쓸 만했다. 아이폰3Gs보다 픽셀이 4배 많아 웹브라우징을 하거나 e북을 볼 때는 글자의 선명도가 다른 스마트폰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나오기도 전에 국내에서 28만 명이 예약을 한 애플 아이폰4에 대한 첫인상이다. 아이폰4는 10일 국내 첫선을 보인다.
카메라 기능도 매우 뛰어났다. 아이폰4의 500만 화소 자동초점 카메라는 이제는 디지털카메라가 필요치 않다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였다. 특히 사진을 찍을 때 한 피사체를 밝은 이미지, 어두운 이미지, 보통 이미지 등 세 가지로 찍어 각 이미지의 선명한 부분만 결합하는 HDR(High Dynamic Range) 기능이 눈에 띄었다. 사진을 찍은 지도상에 지역별로 분류할 수 있게 한 점도 매우 편리하다.
영상통화인 ‘페이스 타임’은 국내 3G 영상 통화와는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우선 무선랜(Wi-Fi)을 이용해 통화료가 들지 않는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아이폰의 앞뒤에 있는 카메라를 사용할 수 있어 자신이 보는 풍경도 보여주고 자신의 얼굴도 보여줄 수 있다. 아이폰4끼리만 통화할 수 있어 아쉽다.
아이폰3Gs 소유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아이폰4로 갈아탈 것인지일 것이다. 남은 약정기간과 할부금이 부담되지만 제3자 승계를 통해 아이폰4를 사야 할까, 아니면 그냥 아이폰3에 머무를까. KT 홈페이지의 휴대전화 오픈마켓 ‘폰스토어’에는 약정 승계할 사람을 찾는다는 아이폰3 사용자들의 글이 넘친다. 아는 여동생에게 마치 아이폰을 선물하는 듯하면서 결국 약정을 승계하는 나쁜 남자를 뜻하는 ‘약정승계 오빠’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아이폰4를 사용해 본 후 내린 결론은 카메라와 영상편집을 즐기는 사용자라면 약정 승계의 부담을 지고서라도 아이폰4로 옮기는 게 낫다는 것. 우선 사진의 품질이 아이폰3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아이폰3 카메라는 300만 화소, 아이폰4는 500만 화소다. 아이폰4에는 앞면에도 카메라가 있어 셀프카메라를 좋아하는 여성들의 눈길을 끈다. 화장이 잘 고쳐졌나 슬쩍 확인할 수 있는 거울 역할도 거뜬하다.
동영상 관련 기능도 다양한 재미를 준다. 사용자 편의를 중시하는 애플답게 영상편집을 손으로 쉽게 할 수 있는 기능이 눈길을 끌었다. 물론 4.99달러를 내고 아이폰용 ‘아이무비’ 애플리케이션을 사야 한다. 하지만 사진과 영상의 기능을 보강해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도움을 받으면 웬만한 전문가 흉내는 낼 수 있을 듯했다. 겉모양은 가로 길이가 짧아져 손에 잡기 쉬워졌지만 아이폰3의 둥근 뒷면이 더 좋다고 느낄 사람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아이폰의 애프터서비스도 조금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KT뿐 아니라 애플코리아가 지정하는 곳에서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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