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주가의 방향성을 가늠하려면 은(銀)값의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달리 은은 산업수요가 많기 때문에 경기회복의 잣대가 된다는 이유다. 최근 1년간 은값의 상승률이 금값을 앞선 데다 중장기적으로 은값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주가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9일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고 “경기침체 때는 안전자산이 선호되면서 금 가격이 오르는 반면에 경기가 회복되면 산업용 재료로 많이 쓰이는 은값이 크게 오르고 반등 속도도 금값을 훨씬 앞선다”고 밝혔다. 따라서 은과 금의 가격 반등 정도를 비교해 경기회복 강도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것.
최근 1년 동안 은값은 14% 뛰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1년간 13% 오른 금값보다 더 많이 올랐다. 글로벌 자산가격이 저점이던 2008년 10월 말과 비교하면 은값은 무려 112% 올라 금값 상승률(70%)을 42%포인트나 앞섰다.
이에 따라 금과 은의 교환비율(SGR)은 현재 62.9배로 과거 15년간의 평균 수준(62.8배)으로 내려앉았다. SGR가 60배라는 것은 금 1온스의 가격이 은 1온스 가격보다 60배 높다는 뜻. 이 연구원은 “SGR가 떨어진 것은 안전자산으로서 금값이 하락하고 산업수요 증가로 은값이 오른다는 의미”라며 “은과 금 간 교환비율이 역사적으로 평균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경기나 주가의 향방을 결정할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최대 은투자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 실버 트러스트’의 기준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고점을 돌파하는 등 투자자들이 글로벌 경기지표가 더는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 은 선물에 대한 투기적 매수세가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은값이 더 오르고 SGR가 다시 떨어지면서 주가도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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