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놈, 깜찍한 놈, 괴상한 놈 ‘상상력’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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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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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BB1’
푸조 ‘BB1’
“단순히 몇 가지 요소를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정도가 아닙니다. 제품이 만들어지고 사용되는 주기 전체에 걸쳐서 지속가능성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자동차 생산에서 또 다른 혁명을 일으키고자 하는 차입니다.”

2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열린 ‘BMW 이노베이션 데이’ 개막 행사에서 BMW그룹이 2013년 처음으로 양산하려는 전기자동차인 ‘메가시티 비히클’을 소개하며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가 한 말이다.

○ “거대도시의 문제 풀 자동차 개발”

BMW그룹은 올해 6∼10월 아시아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개최하는 이 행사에서 “인구 800만 명 이상의 거대도시가 당면한 환경 및 교통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소하는 해법을 제시하겠다”는 미래 비전과 함께 메가시티 비히클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BMW 측은 현재의 ‘미니’ 브랜드처럼 메가시티 비히클을 BMW 산하 서브브랜드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BMW그룹은 이 차의 생김새에 대해 렌더링 이미지 한 장과 실험용 차체 조립 사진만을 공개한 상태다. 보닛이 없다시피 하고 윗부분은 거의 다 유리로 덮인 듯한 렌더링 이미지는 흡사 공상과학(SF) 영화 속 미래 자동차같이 생겼다. BMW 측은 “배터리와 구동 시스템, 충돌과 관련된 부분을 일체형으로 결합하고 특수 소재를 사용해 보통 전기차보다도 무게를 250∼300kg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메가시티 비히클을 만들기 위해 자료 수집용으로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시범 운행 중인 ‘미니 E’ 차량은 한 번 충전하면 최대 240km를 갈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시속 152km다. 직접 타보니 트렁크 공간에 배터리를 가득 채워 넣었음에도 중량 배분이 잘 돼 있었으며 시장에 이미 나온 저속전기차보다 모터 작동음이나 외부 소음이 훨씬 작았다.

BMW 외에 다른 자동차회사들도 ‘거대도시의 교통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미래형 자동차들을 최근 모터쇼 등에서 속속 선보이고 있다.

○ ‘작고 괴상한’ 미래 차들이 온다


푸조가 지난달 러시아 모스크바 모터쇼에서 전시한 콘셉트카 ‘BB1’은 4인승인데도 차 길이가 2.5m로 경차인 ‘마티즈 크리에이티브’(3.595m)보다 1m가량 짧으며 전면 유리창이 앞으로 기운 것처럼 보이는 기묘한 모습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사용하며 천장에 달린 태양전지로 전자부품에 전기를 공급한다.

기아자동차는 이달 말 개막하는 프랑스 파리 모터쇼에서 3인승 콘셉트카 ‘팝’을 선보일 예정이다. 제원이나 성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기배터리를 이용해 배출가스가 전혀 없고 옆에서 볼 때 직각삼각형처럼 특이한 형태를 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모터쇼에서의 반응을 보고 양산 여부를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중국 상하이(上海) 엑스포에서 제너럴모터스(GM)가 공개한 2인승 전기 차량 ‘EN-V’는 외관만 보면 과연 자동차라고 불러도 될지 고민스러울 정도다. 기본 형태는 둥그런 구에 바퀴 2개가 달린 모습으로, 무게와 크기가 일반 자동차의 30% 정도여서 주차장 공간을 5배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차량 교신 기능과 거리측정 센서를 이용한 ‘무인 자동운전’도 가능하다. GM 측은 EN-V에 대해 “교통 정체, 주차공간 부족, 대기오염 등 미래의 도시가 겪게 될 다양한 문제에 대처하고자 개발한 ‘신개념 미래 운송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르노는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전기로 구동되는 콘셉트카 ‘조이’와 유모차에 뚜껑을 올려놓은 듯한 모습의 도심용 2인승 콘셉트카 ‘트위지’를 내놨다. 같은 모터쇼에서 폴크스바겐은 무게가 380kg에 불과하고 로켓처럼 생긴 2인승 콘셉트카 ‘L1’을 선보였다.

그러나 한 자동차회사 관계자는 “실제로 양산을 할 계획이 없는데도 ‘친환경과 미래를 앞서 가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 일부러 기묘한 디자인의 차량을 만드는 측면도 없지 않아 이런 콘셉트카는 말 그대로 상상의 차로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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