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 폭등 현장 르포]MB 가족식탁에 양배추김치 오른 사연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일 03시 00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가족의 식탁에 오르는 김치가 배추김치에서 양배추 김치로 바뀌었다.

30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최근 주방장을 불러 “날씨 때문에 배추 값이 올랐으니 당분간 배추 대신 양배추로 만든 김치를 달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 한 관계자는 이날 “29일 아침식사부터 김치가 바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청와대 직원들을 위한 구내식당에까지 양배추 김치를 일률적으로 강제하지는 말라”는 당부도 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의 ‘이색 지시’는 부인 김윤옥 여사가 최근 시장에 들렀다가 말로만 듣던 ‘배추 1포기=1만 원’ 현상을 보고 이를 이 대통령에게 전한 게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대통령 가족의 양배추 김치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인터넷 언론과 누리꾼들은 “양배추 1포기 가격은 배추보다 10∼20% 정도밖에 저렴하지 않다”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청와대 홍보라인 관계자는 “인터넷상의 배추-양배추 가격 논쟁은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 끝을 본다’는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며 “중요한 것은 이 대통령이 심정적으로라도 배추김치를 못 먹는 서민들의 마음을 함께하고자 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배추 부족 현상이 심각하니 나부터라도 입을 줄이겠다’는 심정의 발로라는 것이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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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추천 많은 댓글

  • 2010-10-01 15:47:31

    MBC라디오 시청자가 전화하는거 들었습니다 자기 친정에 배추 농사하는데 지금 한포기에 1,700몇십원 받았다고요....그돈 다 어디 갔을까요?....가락동 중개인이나 대형마트들이 다 먹었나?....농산물 유통 확 바꿔야하지 않겠어요?

  • 2010-10-01 13:17:07

    위대한 수령 께서 양배추 말하니까 댓글 다는 꼴보니까 영락없는 북조선 인민일보..양배추먹고 방구끼면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 하겄다. 인간들..ㅋㅋ조디를 공업용미싱으로 꿰메는게 낫겄다.

  • 2010-10-01 08:17:20

    1950년대 후반 초등학교 여름방학 때 동네 큰 애들과 뚝섬유원지에 미역을 감으러 갔다 돌아오는 길에 양배추 서리를 한 적이 있다. 양배추를 뿌리채 뽑아 런닝구 속에 감춘채 한참 도망을 쳤다. 성동교를 건너자마자 한양대 쪽의 대로변에는 국수와 냉차를 파는 아주머니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뿌리가 달린 그 양배추를 한 아주머니에게 내밀면 그 아주머니는 국수 한 그릇을 시원한 냉국물에 말아 주셨다. 다른 아주머니들은 서로 양배추를 달라고 하셨다. 국수 한 그릇에 20환인데 10환어치만 먹으면 초등학생은 배가 불렀다. 호떡 한 개 값은 1환, 전차표 값은 10환에 4장이었다. 그 시절 양배추 생산은 8~9월이 피크였고, 얼갈이배추는 한여름에 전무했기에 누구나 양배추김치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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