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 말레이시아에 피아노 3000대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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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4일 03시 00분


동남아에 총 6만대 기부… 초등학교도 600곳 지어줘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달 30일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에서 열린 디지털피아노 기증식에서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부총리(왼쪽) 등과 함께 한 학생의 연주를 듣고 있다. 이 회장 오른쪽은 부인 나길순 여사. 푸트라자야=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달 30일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에서 열린 디지털피아노 기증식에서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부총리(왼쪽) 등과 함께 한 학생의 연주를 듣고 있다. 이 회장 오른쪽은 부인 나길순 여사. 푸트라자야=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지난달 30일 오전 말레이시아 행정수도 푸트라자야의 알람샤 초중학교 강당. 디지털피아노 100대의 반주에 맞춰 익숙한 노래가 울려 퍼졌다. 말레이시아 학생들은 다소 서툰 발음으로 ‘고향의 봄’을 합창했다. 말레이어로 번안된 한국의 ‘졸업식 노래’도 강당을 가득 메웠다.

이날 부영그룹은 올해 한-말레이시아 수교 50주년을 맞아 말레이시아에 디지털피아노 3000대를 기증했다. 행사에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을 비롯해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부총리 겸 교육장관 등 정부 인사, 학생과 교사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디지털피아노 기증을 통해 양국 관계를 돈독히 하고 문화교류를 이어가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배움의 꿈을 계속 키워갈 수 있도록 교육지원 사업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교류의 수단으로 디지털피아노를 선택한 것은 이 회장 본인의 생각. 그는 지난해 6월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위해 제주도를 방문한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부아손 부파반 라오스 총리를 만났다. 그때 이 회장은 동남아 국가에 졸업식 행사와 졸업식 노래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회장은 한국의 졸업식 노래를 소개했고 디지털피아노에 이 노래와 ‘고향의 봄’ ‘아리랑’ 등을 담아 동남아 각국에 기증키로 했다. 동남아 국가들도 졸업식 노래 가사를 그대로 번안해 쓰겠다고 화답했다. 다만 바다가 없는 라오스에선 3절 가사에서 바다를 빼고 ‘냇물이 큰물에서 다시 만나듯’으로 바꿔 부른다.

이 회장은 “재학생(1절)-졸업생(2절)-합창(3절)의 구성과 아름다운 가사를 동남아 사람들이 참 좋아하더라”며 “졸업식 노래처럼 평생 각인되는 음악을 통해 한국과 동남아 국가들이 마음을 나누면 지역평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숙사(우정학사) 기증 등 국내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온 부영그룹은 2003년 이후 동남아로 눈을 돌렸다.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동티모르 등에 초등학교 600여 곳을 지어 기증했고 칠판 50만여 개와 디지털피아노 6만여 대를 선물했다. 특히 7월에는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참전국인 태국에 디지털피아노 6300대를 기증해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이 회장은 “동남아 어린이들이 좋은 여건에서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며 “이 학생들이 먼 훗날 국가 발전의 역군이 되고 나아가 한국과 동남아 간 우호증진의 초석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부영그룹은 앞으로도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미얀마 브루나이 필리핀 싱가포르 방글라데시 피지 등 주변 국가에도 디지털피아노와 교육용 칠판을 기증하는 등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푸트라자야=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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