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넘치는 유동성, 증시로 얼마나 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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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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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가 어느덧 1,900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주식시장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던 사람들이 올해 고점으로 제시했던 주가지수 수준이다.

우리나라 주가지수의 30일 변동성은 10% 근처까지 떨어져 있다. 변동성은 투자심리를 반영하는 지표다. 변동성이 아주 낮다는 것은 주식시장 움직임의 폭이 작을뿐더러 한쪽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여 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1년 넘게 박스권에 갇혀 오르락내리락하던 주식시장이 심리적인 저항선처럼 여겨지던 1,800을 돌파하고,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1,900 돌파를 눈앞에 두었다고 해서 대세상승이 시작됐다고 생각하기엔 투자자들의 적응력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요즘 같은 움직임이 조금만 더 지속된다면 주가는 급한 상승세를 탈 개연성이 커 보인다. 주식시장이 이 정도로 낮은 변동성을 지속적으로 보인 것은 2006년 말에도 있었다. 그 이후의 기억을 되돌려 보면 주가지수는 2,000을 넘어서기까지 중단 없는 상승을 지속했다.

경기선행지수는 8개월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4분기에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감이 높아져 있다. 경기선행지수가 4분기에 저점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경기의 회복이 전제되어야 한다. 추가적인 양적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 우려는 잠재웠지만, 고용이나 주택경기의 회복이 눈에 보여야 한다. 아직까지는 악화는 없을 것이라는 정도의 기대감 수준이기에 10월 중에 발표될 관련 지표들의 추이가 주목된다. 고용지표의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큰 편이며 주택경기는 바닥에 근접해가고 있다는 해석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미국 달러당 원화 환율은 심리적인 저항선처럼 여겨지던 1150원대 수준을 뚫고 내려가 1100원 수준을 향해 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전의 수준과 비교해 보면 엔화나 위안화보다 통화가치가 절상된 폭이 작아 수출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도 덜하고 추가적으로 더 절상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우리나라 채권과 주식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 모든 현상을 한 가지로 표현하는 용어가 ‘유동성 버블’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양적완화 정책이 전례 없던 선진국발 금융위기를 봉합하기 위한 무차별적 통화팽창 정책이었다면 요즈음 글로벌 금융정책의 화두는 더블딥의 차단과 경기회복 국면으로의 견인이다. 군데군데 벽지가 떨어져 나간 자리를 일단은 누더기처럼 채워 놓았다가 이제는 벽 전체를 새로운 벽지로 도배하려는 형국이다. 새로운 벽지는 소비수요,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수요를 창출할 것이다. 풀어놓은 돈이 회수될 게 아니라면 갈 곳을 찾지 않을까.

문경석 KB자산운용 파생상품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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