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시장은 내년까지 20∼25% 오를 여지가 있고 콜롬비아, 페루 시장도 좋기 때문에 지금은 중남미 시장에 투자할 때다.”
최근 방한한 질베르토 나가이 BNP파리바 중남미 주식운용총괄담당(사진)은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올해만 7.4%, 내년 이후 4% 이상 경제가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브라질, 곧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투자가능등급’을 받게 될 콜롬비아, 신용이 점차 확대되는 페루 등의 가능성이 크다며 중남미시장에 투자하라는 권유다.
브라질은 지난해와 올해 가장 뜨거웠던 시장 중 하나였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폭락했던 브라질지수는 지난해 말까지 저점 대비 133.7% 올랐고 올해도 4일 현재 2.6% 상승한 상태다. 나가이 씨는 “기업들의 실적이 내년까지 20∼25% 오를 것으로 전망돼 보수적인 관점에서만 봐도 지수가 20∼25%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흥국 중 브라질이 가장 빠르고 가장 높게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대외의존도가 낮고 미국보다는 아시아와 상관관계가 큰 경제구조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브라질은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과 달리 국내총생산(GDP) 수요부문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62%인 반면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약하다. 실질 GDP와 미국의 상관도는 12%이지만 아시아는 73%나 된다.
나가이 씨는 “브라질 내 자동차 매출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만 봐도 미국 등 글로벌 시장과 다르다”며 “구매의사를 의미하는 소비자신뢰지수는 글로벌 위기 이전보다 더 높은 상태”라고 소개했다.
글로벌 유동자금이 브라질,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가로 몰려오는 추세에 대해 나가이 씨는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CDS프리미엄이 선진국보다 더 안정화돼 있는 등 경제의 펀더멘털이 신흥시장이 더 강하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수익률을 확보해야 하는 세계 연기금들이 신흥국시장의 주식과 채권을 동시에 강하게 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 경제가 불안정해지고 안전자산선호도가 다시 강해지면 유동성이 빠져나가기도 쉬운 취약점을 안고 있다. 나가이 씨는 “특히 브라질 수출의 대부분이 중국으로 나가는 철강, 구리 등 원자재”라며 “중국경제가 꺾이거나 미국이 더블딥에 빠지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