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中企 상생대출 ‘생색내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6일 03시 00분


조성자금 10%이하 집행 많아… 기업은행은 50%넘게 대출

정부의 ‘상생 구호’ 속에 금융권의 각종 상생협력 대출과 상생펀드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 소속 임영호 의원(자유선진당)이 시중 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상생협력 대출상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자금 ‘규모’에 비해 실제 지원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신한은행은 2009년 5월부터 GS칼텍스, GM대우 등과 손잡고 ‘협력기업 상생보증대출’을 위해 7552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조성했지만 이 중 협력중소기업에 실제로 지원된 금액은 10%가 채 안 되는 707억 원이었다. 우리은행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08년 이후 ‘대기업 협력기업 상생대출’을 위해 조성한 자금은 2060억 원에 이르렀지만 집행 금액은 627억 원에 그쳤다.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에서는 아예 상생협력 대출상품 자체를 찾기 힘들었다.

다만 최근 삼성, LG 등의 대기업이 상생파트너로 선택하고 있는 기업은행은 높은 실적을 나타냈다. 2008년 11월 상생협력 대출을 시작한 기업은행은 상생협력 대출을 위한 자금 규모도 전체 1조145억 원으로 여타 은행보다 훨씬 컸을 뿐 아니라 50%가 넘는 5119억 원을 기업들에 대출한 것. 기업은행은 “최근 LG와 2500억 원 규모의 ‘LG 상생협력펀드’를 공동으로 조성했는데 대출 시작 20여 일 만에 대출액이 270억 원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한편 개별은행 상품뿐 아니라 금융권 공동상품의 실적도 초라하긴 마찬가지였다. 기업 신한 우리 외환 등 4개 은행과 포스코,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9개 대기업이 공동으로 나선 ‘상생보증 대출’은 협력기업에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이 보증서를 발급하고 은행은 대출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대기업의 1∼3차 협력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675억 원을 공동 출연해 그 16.5배인 1조1450억 원 내에서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2009년부터 운영됐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출연금은 196억 원이며 기업들에 지원된 금액은 2753억 원에 그쳤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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