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LS전선-동국제강 등 생산공장 잇따라 추진
올해 성장률 7% 넘을 듯… 소비성향 강해 내수 팽창
현대자동차 해외프로젝트팀은 결선 투표를 앞두고 있는 브라질 선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의 대통령 선거에까지 관심을 갖는 이유는 브라질 완성차 공장 건설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상파울루 북서쪽에 있는 피라시카바 시에 6억 달러(약 5600억 원)를 투자해 연간 자동차 1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기공식 일정부터 기공식 참석 대상자, 공장 건설 시 정부로부터 받는 인센티브 등이 달라질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브라질에서는 80개월 할부로 차를 사는 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소비 성향이 강하다”며 “브릭스(BRICs) 중 유일하게 완성차 공장이 없는 브라질에 생산시설이 마련되면 남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 기업 브라질 진출 ‘러시’
최근 들어 브라질로 향하는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여름올림픽을 개최해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는 브라질 내수 시장을 선점하고,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는 메르코술(남미공동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서다. 국내 기업들의 투자 영역도 기존의 전자와 에너지에서 자동차, 철강, 전선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LS전선은 이르면 올해 안에 리우데자네이루 주의 헤젠지 지역에 전력선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월드컵과 올림픽을 앞두고 브라질 정부가 인프라 구축에 나서면 전력선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그 전에 현지에 공장을 세워 전선 수요를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동국제강은 내년 1월부터 브라질 북동부의 세아라 주 페셍 공업단지 내에 연산 300만 t 규모의 고로제철소 건설을 시작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이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사인 발레와 손잡고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는 총투자 금액이 6조 원에 이르는 대형사업이다. 포스코도 브라질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20% 지분 참여를 결정했다.
효성은 브라질 남부 산타카타리나 주 조인빌레에 연산 1만 t 규모의 스판덱스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 공장은 내년 4월경 완공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과 두산중공업은 굴착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주희 KOTRA 구미팀 과장은 “브라질 투자에 관심 있는 기업들이 시장조사를 하고 있어 브라질에 투자하는 국내 기업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브라질은 ‘기회의 땅’
한국 기업들의 ‘브라질 러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브라질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내수 시장이 커지고,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연평균 국민총생산(GDP) 성장률이 4.7%에 이를 정도로 견고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의 여파로 지난해는 성장률이 ―0.2%로 주춤했지만 올해는 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룰라 정부의 저소득층 지원 정책으로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소비 계층도 확대되고 있다.
김두영 KOTRA 상파울루 KBC 센터장 관계자는 “물가 안정 정책과 친기업 경제 정책, 자원개발 등으로 요약되는 룰라 정부의 경제 안정화 정책과 국제 원자재가 상승 등에 힘입어 브라질은 1970년대 이후 30여년 만에 고성장기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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