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 비상]국내외 기관의 환율 전망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7일 03시 00분


“내년 1050원 근접… 수출 마지노선” 환율 10% 떨어지면 성장률 0.4%P 깎이는 효과

최근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급상승(원-달러 환율 급락)하면서 기업들은 원화 강세 행진이 어디까지 갈지 주목하고 있다. 수출 호조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에 미국과 중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 간 환율전쟁이란 대형 악재가 맞물리면서 원화 강세가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과 국내 경제연구소는 당분간 원화 강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국제금융센터가 해외 IB의 환율전망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원-달러 환율이 내년 3월 1100원, 내년 9월에는 1050원대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내년 3월에 1050원으로, 영국계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스는 내년 9월에 1050∼1075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말 현재 평균 원-달러 환율이 1162.94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간 원-달러 환율이 10%가량 하락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국내 경제연구소의 환율 전망도 해외 IB의 예측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환율이 달러당 최저 1050원 선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LG경제연구소도 올해 말 원-달러 평균환율이 1100원대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파에서 겨우 벗어난 한국 경제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해외 IB와 국내 경제연구소의 전망대로 원-달러 환율이 1050원까지 낮아질 경우 국내 수출기업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5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수출제조기업 504개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출기업의 75.4%가 원-달러 환율이 1050∼1100원 이하로 떨어질 경우 수출 마진을 확보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 하락은 경제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올 초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연간 무역수지 흑자가 50억 달러, 경상수지 흑자가 70억 달러 줄어 경제성장률은 0.4%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화가치가 올라가면 수입품의 가격은 떨어져 물가안정에는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물가가 급등하는 품목은 주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채소류이기 때문에 수입품의 물가가 싸진다고 해서 서민의 밥상물가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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