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 비상]14일 열리는 금통위의 고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7일 03시 00분


금리 인상하면 환율하락 부채질… 그냥 두자니 물가상승 발등의 불

글로벌 환율전쟁이 격화되면서 14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안으로는 물가 급등이 현실화돼 금리를 올릴 명분을 얻었지만 환율전쟁이라는 대외여건 탓에 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한 이후 환율전쟁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우회전한다면 우회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시장에 보냈던 금리 인상 신호를 실천에 옮기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김 총재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이유는 물가상승 압력이다. 배추를 포함한 신선식품 가격이 폭등하면서 9월 소비자물가가 3.6% 급등한 데 이어 4분기 이후에도 정부의 물가안정 목표 중심치인 3%를 크게 웃돌 것으로 한은은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일본 중앙은행이 5일 정책금리를 사실상 ‘제로(0)’로 인하하고 브라질과 인도 등 신흥국까지 자국의 통화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 환율전쟁에 가담하면서 금리 인상보다는 동결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자금이 쏟아져 들어오는 상황에서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올린다면 해외 자본의 유입을 부채질하고 원화 초강세를 유발해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릴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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