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금이 크게 올랐지만 여윳돈이 없어 아파트를 매입하기에는 벅찬 세입자들이 비교적 가격이 싼 경매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실제 일부 소형 아파트 물건은 최저입찰가능 금액이 전세금과 큰 차이가 없어 전세금 정도면 아파트를 장만할 수도 있다.
7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9월 85m² 미만 소형 아파트의 평균 경매 응찰자 수는 7.1명으로 8월 5.6명보다 1.5명이 많아졌다. 이는 최근 6개월간 가장 높은 수치다. 반면 85m² 이상 아파트 응찰자 수는 5.5명으로 오히려 8월 6.2명보다 줄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낙찰률도 크게 올랐다. 9월 85m² 미만 아파트의 낙찰률은 8월 32.9%보다 16.7%포인트나 오른 49.6%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동안 진행된 전체 소형 아파트 경매 중 절반 가까이 거래가 성사됐다는 뜻.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수천만 원씩 전세금이 뛰자 대출받아 전세금을 올려주느니 차라리 내 집을 장만하겠다는 세입자들의 문의전화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특히 2회 이상 유찰된 소형 아파트 물건들은 입찰 최저가가 전세금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18일 북부지방법원에서 경매가 진행되는 서울 도봉구 도봉동 동아에코빌(전용면적 106m²) 물건은 3회 유찰돼 현재 최저가가 2억7136만 원으로 내려갔다. 이 아파트와 같은 크기의 전세금 시세는 1억8750만∼2억750만 원 선이다. 경기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일 고양지방법원에서 입찰에 부쳐지는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별빛마을(전용면적 84.9m²) 물건은 최저가 1억7920만 원부터 경매가 시작되지만 전세금은 1억6250만∼1억7250만 원 선이다.
전문가들은 전세난이 해결되지 않는 한 당분간 경매시장에서 소형 아파트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아파트 경매시장이 실제 거래의 선행지표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경매 활성화가 매매시장에서 거래를 유발시키는 효과를 낳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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