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발전 소재 폴리실리콘 ‘귀하신 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8일 03시 00분


OCI 등 기술보유사들 생산시설 확장-신규 진출 잇달아
고순도-가격경쟁력이 승부처… 일각선 공급 과잉 우려

태양광 발전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생산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폴리실리콘 기업인 OCI를 비롯해 KCC, 웅진, 한화 등 기술력을 보유한 화학기업들이 잇따라 관련 사업을 확정하거나 신규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면서 수요가 증가하는 데다 태양광에너지와 화석연료의 발전 단가가 같아져 경제성을 확보하는 시점인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가 길어도 5년 이내에 달성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OCI는 200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을 완공한 이래 현재 연산 1만7000t 규모의 폴리실리콘 설비를 가동하고 있으며, 올해 1만 t급 제3공장까지 완공하면 2만7000t 규모의 생산시설을 구축하게 된다. 내년 10월에는 8000t 규모의 군산공장 증설이 완료돼 세계 1위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OCI는 추가로 새만금 산업단지에 2020년까지 10조 원을 투자한다.

특히 OCI는 고효율 태양전지에 들어가는 ‘일레븐 나인(99.999999999%)’급 초고순도 제조기술을 갖추고 있다. 대규모 계약도 이어져 세계 4위 태양전지 생산업체인 대만의 잉리와 8월에 4억4420만 달러(약 4951억 원) 규모의 계약을 하는 등 지금까지 총 112억 달러(약 12조4000억 원)의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실리콘은 OCI에 이어 두 번째로 폴리실리콘 양산에 성공해 현재 상업 생산이 한창이다. 한국실리콘은 2월 3000억 원을 투자해 전남 여수시 국가산업단지에 연산 3200t의 순도 ‘나인 나인(99.9999999%)’급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완공했다. 한국실리콘은 2013년까지 연산 1만4800t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폴리실리콘 사업을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선정한 KCC는 투자를 지속해 향후 연산 1만8000t 이상으로 생산능력을 확충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충남 대죽산업단지에 연산 6000t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짓고, 올해 안에 상업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SK케미칼도 울산공장에 폴리실리콘 파일럿플랜트 건설을 마무리 짓고 시험 생산에 들어간다. 내년부터 공장 규모 및 추후 생산계획을 마련해 연산 5000t 규모의 폴리실리콘 제조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오명 전 부총리를 영입하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웅진폴리실리콘은 올해 하반기부터 폴리실리콘을 생산할 계획이다. 경북 상주시 청리산업단지 내에 폴리실리콘 공장이 완공되면 일레븐 나인급 폴리실리콘 5000t을 양산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정밀화학, LG화학 등도 진입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공급 과잉도 우려되고 있다. OCI 관계자는 “중국 업체의 움직임에 따라 가변적이긴 하지만, 일부에서는 내년부터 폴리실리콘 공급 과잉 현상을 예상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고순도 제품과 가격 경쟁력이 시장에서의 승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 폴리실리콘(polysilicon) ::

규소에서 실리콘을 뽑아내는 공정으로 만들어지며 ‘잉곳→웨이퍼→태양전지→태양전지모듈→태양광 발전소’로 이어지는 태양광에너지 가치사슬에서 잉곳을 만드는 재료. 광(光)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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