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위기 이후 아직까지 단 한 개의 은행도 파산하지 않은 두 나라가 있다. 바로 이스라엘과 캐나다이다. 캐나다와 달리 이스라엘은 자연 자원이라곤 사해(死海)의 광물밖에 없는 나라이다. 우리와 같이 대륙에 연해 있으면서도 주변이 다 적대국이라 바다나 하늘이 아니고는 외국으로 연결될 길이 없는 지리적 고립국가, 모든 국민이 국방의 의무에 3년(여자는 2년)간 봉사해야 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해수면 221m 아래에 위치한 갈릴리 호수에서 물을 끌어올려야 비로소 마실 물을 얻을 수 있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그래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갈릴리 호수의 수위를 모두 숙지하고 있는 나라다.
이제 겨우 건국 60년을 갓 넘긴 이 나라가 열악한 사막 위에서 세계 최고의 농업기술을 개척했고 1960년대 말 우리의 ‘새마을 운동’에 자극을 주었다. 또 아예 바닷물을 민물로 만드는 특허를 획득했고 석유로부터의 독립을 외치며 원자력 발전을 위한 안전기술을 석권해 지식경영을 국가 경영의 기치로 삼아 성장해 오고 있다. 이제 21세기에 들어 무한의 새로운 영토, 사이버 세상의 안전문제를 책임지는 시큐리티 알고리즘을 장악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노동력을 근간으로 한 산업경제에서 지식을 개척하고 혁신을 찾아나서는 지식경제로의 이행 과정에 서 있는 우리나라 처지에서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경제로의 진입을 위한 힌트를 찾아보는 데 이만큼 좋은 나라는 없을 것이다.
자원이 풍부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의 정부 조직은 분명히 달라야 함을 이스라엘은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다수 국가의 정부는 경제팀, 사회팀, 과학교육팀 등으로 담장을 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칸막이가 없다. 경제기획, 산업, 노동, 과학기술을 망라한 부총리가 경제를 책임지는 형태이다. 따라서 부총리가 이 모든 것을 하나의 부처에서 종합 관리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이 모든 영역을 관리하는 데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부총리실 산하에 최고의 과학기술집단인 150명의 OCS(Office of Chief Scientist)를 두어 거기에서 지식 자원을 육성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심지어 국방제도조차도 젊은이에게 창업을 위한 기업가 정신을 배양하는 것을 토대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나라이기도 하다.
요즘 고용 창출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로 등장했다. 미국의 인구조사 통계국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년간 5년 이상 된 기업은 고용 증대에 기여하지 못했다고 한다. 혁신을 기반으로 한 창업만이 고용 창출의 지름길임을 알고 끊임없이 창업을 추구하는 이스라엘의 성공 신화를 자원이 없는 나라의 국가 경영이란 관점에서 재조명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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