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퇴직한 금융감독원 출신 고위직 인사들이 전원 금감원의 감독을 받는 금융회사의 감사로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조영택 의원에게 제출한 '퇴직자 재취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올해 8월 사이 퇴직한 금감원 2급 이상 88명 가운데 재취업 업체를 밝히지 않은 4명을 제외한 84명 전원이 모두 금융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 가운데 대표이사 1명, 상임고문 1명을 제외한 나머지 82명은 모두 해당 금융회사의 감사로 재취업했다. 재취업 업체 중에는 증권사가 2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보험사는 19명, 저축은행 14명, 은행 12명, 자산운용사 8명 순이었다.
특히 취업일이 확인된 지난해 이후 재취업자 38명을 대상으로 재취업하는데 걸린 시간을 파악한 결과 평균 7일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퇴직한 이튿날 곧바로 재취업한 퇴직자가 12명이나 되는 등 7일내 재취업한 퇴직자가 27명(71.1%)에 달했다.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은 금감원이 고위직 퇴직자들의 재취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사전에 보직 세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담당업무 해당기업이나 업종에 취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는 공직자 윤리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금감원이 퇴직 대상자를 지방출장소나 인력개발실로 발령해 보직세탁을 한 뒤 편법으로 금융회사의 감사에 앉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금감원 고위직 출신 퇴직자의 경우 전문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감사 자리를 싹쓸이한다는 자체는 반드시 개선돼야 할 사안"이라며 "금융사의 감사 응모 때 인사 개입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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