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6% 하락… “바닥쳤다” 판단
최근 615억 몰려 펀드판매 중단도…일각선 “위안화 절상 지켜봐야”
해외주식형펀드에서 뭉칫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지만 상하이 본토증시(A)주에 투자하는 펀드에는 부쩍 돈이 몰리고 있다. 글로벌 증시의 급락장에서 속절없이 무너져 애물단지가 돼 버렸던 중국펀드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신흥국 증시 중 유난히 부진했던 중국 증시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없어서 못 파는 중국펀드도 일부 나타났다.
○ 지수 반등 노리고 몰려드는 자금
12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전체 해외주식형펀드에서는 1808억 원이 순유출됐지만 중국본토펀드에는 615억 원가량이 순유입됐다. 연초 이후 해외펀드 중 가장 많은 돈이 몰린 것 역시 중국펀드로 6149억 원이 들어왔다. 중국본토펀드로 자금 유입이 계속되자 투자 한도가 소진돼 판매를 중단해야 하는 펀드들도 등장했다.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네비게이터중국본토펀드’, PCA자산운용의 ‘PCA차이나드래곤A셰어’ 등이 투자한도가 다 돼 판매가 잠정 중단됐다.
중국본토펀드에 돈이 몰리는 것은 중국 증시의 반등 가능성 때문이다. 올 들어 아시아 신흥국 증시가 대부분 10∼20% 오르는 동안 중국 증시는 16% 넘게 하락했다. 그만큼 앞으로 상승할 여력이 크다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부터 중국 경기지수가 상승세로 반전할 것이란 기대감과 홍콩 증시에 상장된 H주보다 제조업, 에너지, 원자재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다는 점도 매력 요인으로 꼽힌다.
김종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절상 문제 등이 원만히 해결되고 증시 개혁과 금융시장 개방을 통해 재차 상승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투자자들은 보유를, 신규 투자자들은 기대수익률을 다소 낮춰 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 여전히 불안한 증시 변동성 감안해야
하지만 중국펀드 자금 쏠림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연초 이후 중국본토펀드 평균 수익률은 ―4.6%로 해외펀드 중 일본펀드(―6.4%) 다음으로 낮다. 상위권에 든 펀드가 ‘PCA차이나드래곤A셰어’로 4% 안팎이며 ‘미래에셋차이나A셰어’ ‘한화꿈에그린차이나A주트레커증권투자신탁’처럼 ―15%까지 떨어진 펀드도 상당수다. 문제는 이들 펀드가 언제 수익을 회복할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 증시가 저평가 국면이라기보다는 거품이 꺼지고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이 경우 실제 상승 여력이 투자자들의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정부 경제정책의 영향력이 큰 중국 증시의 특성상 정책 리스크 역시 감안해야 한다.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중국 수출기업의 실적이 악화되며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증시 변동성이 큰 데다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 위험도 남아 있는 만큼 단기투자로는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중국의 주요 증권사들이 예측한 상하이A 증시 하반기 지수는 2,300∼2,900 선. 이번 주 들어 지수가 2,800∼2,900 선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추가 상승할 여력은 많지 않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지속적인 성장 잠재력을 부인할 수 없는 만큼 신규로 중국펀드에 들어가려는 투자자라면 내후년 이후까지 바라보고 적립식으로 장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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