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 같은 이 말들은 모두 온라인에서 인맥을 쌓는 한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들이 광고를 통해 유행시키려는 말이다. 2000년대 중반 싸이월드가 돌풍을 일으킬 때 ‘싸이 폐인(미니홈피 마니아)’이 유행어가 됐듯이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려는 일종의 마케팅이다. 한국 SNS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동안 한국 인터넷업체는 공황상태에 빠졌다. 인맥을 기반으로 정보를 나누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이슈몰이를 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티, 카페, 미니홈피 등 SNS의 원조라고 자부해왔던 한국 인터넷업체의 속이 편할 리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내고 있다. 해외 SNS의 장점을 가져오면서 한국 사용자들의 감성에 맞춘다는 걸 내세운다.
○ 한국은 우리가 잘 안다
‘미친’은 미투데이 친구를 말한다. 미투데이는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단문 블로그 서비스다. 가입자가 올해 2월 100만 명, 9월 200만 명을 돌파했다. 광고도 시작했다. NHN 홍보팀 류한나 과장은 “트위터와 달리 댓글 기능이 있어 미니홈피에 가깝다고 본다”며 “앞으로 네이버 서비스와 연계하면 사용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핵심역량은 검색. 이를 SNS와 연계하기 위해 NHN은 13일 오후부터 소셜검색을 도입했다. 미투데이, 블로그, 카페에 있는 친구들이 특정 키워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엿볼 수 있는 서비스다.
회원 2500만 명을 자랑하는 원조 SNS,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도 최근 씨로그(ⓒ로그)의 광고를 시작했다. 가수 김C가 씨로그를 했더니 새로운 걸 배운다는 내용을 담았다. 페이스북보다 개인 정보보호에 주력했다는 게 SK커뮤니케이션즈의 설명이다.
중소기업의 SNS도 눈에 띈다. 쉐어링크의 ‘키친’은 ‘키워드 문자로 만나는 친구’를 내세웠다. 스마트폰 일반 휴대전화(피처폰) 할 것 없이 문자로 즐길 수 있는 SNS라는 특징이 있다. 이 회사 장광석 부사장은 “특정 친구에게만, 특정 키워드로 묶인 사람들에게만 문자로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적인 소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눈에 보이는 차별점 있어야
한국형 SNS의 반격은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까. 인터넷 서비스는 나라마다 다른 문화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한국 정복에는 한계가 있을 거라는 지적이 있는 반면 새로 나오고 있는 한국형 SNS가 완전한 차별화 포인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코리안클릭과 신영리서치센터 자료에 따르면 트위터 한국 내 월별 순방문자는 2009년 7월 약 80만 명에서 올 7월 약 500만 명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반면 미투데이는 같은 기간에 200만∼300만 명으로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영증권 천영환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SNS의 강세는 국내 업체에 위기이자 기회”라면서도 “현재까지의 국내 포털의 전략은 페이스북을 따라가는 것으로 보인다. 완전히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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