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강도 높은 담합 조사를 받고 있는 우유업체들이 일제히 가격을 내렸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생활필수품의 가격을 조사해 국제시세보다 높으면 가격을 인하하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해 주목된다.
14일 관련업계와 공정위 등에 따르면 업계 1위인 서울우유는 지난달 10일부터 ‘1L 우유’를 포함한 주요 제품 4종의 가격을 160∼200원씩 평균 9.9% 내렸다. 이에 앞서 할인가로 판매하던 저지방우유 5종에 대한 할인율까지 감안하면 가격인하율은 평균 12.2%로 추산된다.
이어 남양유업도 지난달 17일부터 주요 제품 6종의 가격을 130∼400원(평균 10.1%)씩 내렸고, 매일유업 역시 이달 들어 주요 제품 4종을 150∼424원(평균 13.9%)씩 할인해 팔고 있다. 빙그레도 가격을 내려 4대 우유업체의 가격인하율은 9∼13.9%에 이르렀다.
공정위 관계자는 “9월에 채소류 가격 폭등으로 소비자물가가 1.1% 상승했지만 우유 가격은 오히려 가격 인하 조치에 힘입어 전달보다 1.9% 내려 하락세로 반전했다”며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직간접적인 혜택은 255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유업체의 가격 담합을 원칙적으로 조사해 제재한다는 방침”이라며 “다만 자발적으로 가격을 내린 만큼 선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한편 우유업계는 최근 가격 인하가 일시적인 ‘할인행사’이지 완전한 가격 인하는 아니며 공정위의 조사와는 무관하다는 반응이다.
서울우유 측은 “지난달 가격을 내린 것은 할인행사로 현재 할인 가격 적용 시한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공정위 조사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처지라 정부 방침에 따라 가격을 낮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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