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균 논설위원의 추천! 이번주의 책]2020 부의 전쟁 in Asia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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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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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잃어버린 10년’ 빠질 위험 80%

저자들은 한국 경제가 저출산과 고령화, 재정 적자 등의 문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야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저자들은 한국 경제가 저출산과 고령화, 재정 적자 등의 문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야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미래쇼크’ ‘제3의 물결’ 등의 저서를 통해 지식기반사회의 도래를 예견했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미래학 서적도 주어진 역사적 환경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지는 산물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토플러는 젊었을 때 5년 동안 공장 판금 조립라인에서 작업을 하는가 하면 자동차와 비행기엔진 백열전구 생산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바위에 구멍을 뚫는 육체노동의 경험, 심지어는 실업자의 설움도 겪어봤다고 했다. 미래에 관한 그의 첫 번째 저서 ‘미래 쇼크’를 출간한 뒤에는 각국의 백만장자 기업인 은행장으로부터 죄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고 한다. 이 모든 경험이 그가 미래를 바라보는 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미래에 관한 그의 저서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아마도 그의 폭 넓은 경험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기업이건 개인이건 불확실한 미래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에도 미래학 서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연말이면 경제연구소마다 내년 경제와 트렌드에 관해 예측한 서적이 쏟아진다. 그런 예측이 얼마나 정확한지에 대한 조사 결과가 없고 구체적인 이슈에 대한 전망이나 예측이 빗나간 경우도 많지만 대략적인 방향은 들어맞는 때가 많은 것 같다.

미래에 대한 예측서적들은 토플러처럼 개인이 내기도 하지만 경제연구소나 컨설팅회사에서 집단 작업을 통해 낸다. 이 책은 한국의 미래학자와 현직 경영인이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연구소 조직의 공동작업을 통해 내놓은 미래 예측서이다. 토플러의 미래예측서가 수십 년간의 트렌드를 연구 대상으로 하고 있다면 이 책은 제목에서 보듯 10년 뒤의 세상, 10년 후의 한국이 관심의 대상이다. 무엇보다 한국의 경제 사회와 산업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있어 기업 경영인에게 도움이 될 듯하다.

저자는 시스템 변혁기에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공적인 변혁을 이루는 국가나 기업은 성공하는 반면 시스템 발전을 이루는 데 실패해 주저앉으면 장기 침체를 맞게 된다고 본다. 예컨대 과거 장충체육관을 지어주고 농업기술을 전해준 필리핀을 비롯해 북한 러시아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가 침체에 빠진 것은 시스템 혁신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과거 50년 동안 몇 번의 시스템 변혁을 성공적으로 이뤄냈기 때문에 이 나라들을 추월해서 성장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한국도 성장의 한계에 봉착해 기존 시스템을 고쳐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저자들은 앞으로 한국이 잃어버린 10년에 빠질 가능성이 70∼80% 이상이라고 예측하면서 다른 선진국에 비해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은 기축통화를 갖고 있고, 유럽연합은 덩치가 크고, 일본은 자국내 시장의 소화 능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나라들은 문제가 생겨도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벌 수 있고, 외환위기를 겪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스템 변혁을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지금 한국의 이머징 국가 시스템에는 선진국들이 겪은 8가지 공통적 한계와 한국의 고유한 2가지 한계가 있다고 본다. 기존 산업의 성장한계, 종신고용 붕괴, 저출산, 고령화, 재정적자 같은 것들이다. 격심한 사회 분열과 통일문제는 한국에만 고유한 문제다. 이 10가지 한계를 극복하면서 새 성장 시스템을 만들어야 새로운 성장이 가능하다는 게 이 책의 논지다.

국내외의 다양한 경제 사회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소재로 삼고 있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사례를 제시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쉬운 점도 있지만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한번쯤 본 듯한 내용도 없지 않다. 자료의 출처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점이 아쉽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 클래식 경영 콘서트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말하는 ‘창조 경영’
서희태 지음
328쪽·1만4500원·비전코리아


다양한 악기의 음색이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룰 때 아름다운 음악이 완성된다. 감성을 자극하는 클래식을 접하다 보면 창조적인 사고가 이뤄진다.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저자가 클래식이 어떻게 경영과 어우러지는지를 보여준다.

클래식의 중요성과 클래식과 창조경영의 관계, 지휘자에게서 배우는 리더십까지. 얼핏 보면 어울리지 않는 음악과 경영의 만남은 수많은 변화를 낳는다. 경영자 개인에게 상상력과 유연성을 안겨주는 것은 물론이고 예술 경영으로 탈바꿈해 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된다. 조직 내 분위기를 바꿔 이직률을 줄이고 예술이 사회 전방위로 전파되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한다.

저자는 자신이 연주할 때의 에피소드, 홍보대행사를 운영하는 친구 이야기부터 음악가들의 삶, 국내외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묶어 설명한다. 증권 조선 건설 제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아트 경영’으로 이름난 이들의 사례를 듣고 있자면 클래식과 경영의 결합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 1008번의 실패, 1009번째의 성공
66세에 시작한 KFC 할아버지의 도전
최은영 지음
200쪽·1만3000원·넥서스BIZ


전 세계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는 KFC 매장과 그 앞에 선 은발의 노인. KFC 치킨을 만든 켄터키 할아버지 커넬 샌더스다. 샌더스가 처음 KFC를 위해 나섰을 때의 나이는 66세, 전 재산은 단돈 105달러였다. 저자는 샌더스가 성공하기까지의 여정과 경영 마인드를 전 인생에 걸쳐 따라간다.

10세 때 농장 일을 시작으로 주유소, 식당 등을 운영한 샌더스는 번번이 실패를 맛본다. 전 재산을 파산으로 날린 뒤 낡은 자동차 하나를 몰고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자신이 개발한 치킨과 소스를 선보이지만 늘 문전박대를 당하다 1009번째 들른 식당에서 첫 계약이 이뤄졌다.

수많은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기어이 성공한 노장은 이후 청결을 최우선으로 삼는 원칙과 계약자들과의 인간적 신뢰, 테이크아웃이라는 새로운 방법 창출 등 탁월한 경영 감각을 선보이며 성공을 이뤄낸다. 그의 일생에서 얻는 생존 동력과 성공 조언이 실패의 기억과 나이 앞에서 망설이는 이들에게 용기를 준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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