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장관 경주회의 내일 개막]“그들만의 잔치”… 만만찮은 反 G20 움직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1일 03시 00분


비회원국 “선정기준 자의적”… 정부 “외부 의견수렴 확대”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임박하면서 열기가 뜨겁다. 그러나 비(非)G20 회원국들의 냉기도 만만치 않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싱가포르는 2009년 초 G20에 반발하며 유엔 내 비G20 국가들을 중심으로 ‘3G(Global Governance Group)’ 모임을 구성했다. G20에 대한 ‘압력 기구’를 자임하는 이 모임은 현재 회원국만 28개국에 이른다.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싱가포르는 3G 등을 통해 ‘G20 회원국 선정의 자의성’을 지적하고 ‘G20 논의가 좀 더 투명해져야 한다’고 앞장서 주장한다”며 “G20 서울 정상회의의 5대 초청국에 싱가포르를 포함시킨 것은 이런 반감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일각에서도 G20의 성장이 가뜩이나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유엔의 무력화로 귀결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3G 모임이 창립선언문 등에서 “G20의 활동은 유엔이나 다른 국제기구를 ‘약화’시키지 않고 ‘강화’하는 쪽으로 나가야만 한다”고 못 박은 것도 이 때문이다. 김경수 외교통상부 국제경제국장은 “G20 회의에 대한 비회원국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아웃리치(outreach·외연 확대) 활동을 유엔에 대해서는 약 두 달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신경을 많이 쓴다는 뜻이다.

G20에 대한 이런 냉기는 G20의 회원국 선정 과정이 미국을 중심으로 다소 자의적으로 이뤄졌고, G20에 포함되지 못한 일부 선진국이나 중견국의 소외감이 그만큼 크며, 그 기능과 역할의 확대에 대한 국제기구들의 기대 못지않게 우려도 크기 때문이다. G20 비회원국 중 ‘단골 초청국가’였던 네덜란드는 이번 서울 회의의 초청 명단에서 제외된 뒤 여러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 측에 유감의 뜻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들은 “일부 저개발국가들은 ‘한국이 G20 서울 회의 이후에도 우리 처지를 G20에서 꾸준히 대변해주길 바란다’는 요청을 해오기도 한다”며 “비회원국들이 (G20에 대해) 물어오기 전에 먼저 대답해주는 아웃리치 활동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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