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최근 “미국이 유례 없이 끔찍한 최근의 대공황을 타개하는 데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잡스”라고 썼다. 잡스는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말한다. 10여 년간의 잡스 연구를 토대로 최근 ‘스티브 잡스의 혁신의 비밀’이라는 베스트셀러를 낸 카민 갤로 씨가 19일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 기고를 통해 잡스의 혁신을 이해하는 몇 가지 실마리를 건넸다.
갤로 씨는 수십 명의 전직 애플 직원 등을 인터뷰해 “잡스는 다른 CEO와 다르게 생각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 결론은 하버드대 연구진이 6년간 약 3000명의 기업 임원을 연구한 뒤 혁신의 실체에 대해 내린 결론과 비슷하다. 혁신가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자유로운 상상을 통해 겉보기에는 관련 없어 보이는 사물들을 연관짓는 것(associating)’이라는 점이다. 잡스는 이미 15년 전 “창의성은 서로 다른 사물들을 결부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초 애플이라는 회사 이름부터 남다르게 지었다. 갤로 씨는 “애플이라는 이름은 과수원 나무 위에서 잡스에게로 떨어졌다”고 했다.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은 “1000달러로 잡스와 창업을 준비할 때였다. 잡스와 고속도로를 따라 ‘애플 과수원’이라는 곳으로 가던 중 갑자기 잡스가 ‘애플’이라는 이름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 이름에는 컴퓨터는 단순하고 쉬워야 한다는 잡스의 신념이 담겨 있다. 워즈니악은 “첨단기술의 느낌을 주는 더 좋은 이름을 찾으려 했지만 애플만 한 게 없었다”고 되새겼다.
잡스를 자극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모두 첨단기술과는 관련이 없어 보이는 엉뚱한 장소에서, 혁신과는 동떨어진 평범한 경험에서 나왔다. 잡스가 대학을 그만두고 서예에 빠진 경험은 훗날 매킨토시 컴퓨터의 매력적인 글씨체를 탄생시켰다. 잡스는 가정에서 사용할 첫 개인용 컴퓨터 애플Ⅱ를 고안하고 있을 때 메이시백화점 주방용품 코너를 서성댔다. 주방용품처럼 편안하고 친숙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매킨토시 컴퓨터 개발팀에는 음악가 미술가 시인 역사가가 들어왔다.
애플 제품 전용판매점인 애플스토어를 처음 시작할 때는 미국 대형마트 ‘타깃’의 임원 론 존슨을 고용했다. 두 사람은 최고의 고객 서비스를 컴퓨터산업 바깥에서 찾았다. 특급 호텔 포시즌이 자랑하는 고객만족서비스를 연구했다. 그 결과 애플스토어에는 ‘현금수납원(cashier)’이라는 직함을 가진 직원이 없다. 그 대신 고급 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콘시에어지(concierge)’란 직함의 직원이 있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해 주겠다는 의지다.
갤로 씨는 “쉽지는 않겠지만 누구든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찾고 일반적인 문제를 다르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면 잡스와 같은 혁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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