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적은 금액을 말할 때 흔히 ‘껌값’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만큼 껌은 싼 제품의 대명사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껌값이라는 표현도 쉽게 쓰지 못할 것 같습니다. 오리온이 올해 출시한 ‘내츄럴치클’은 17개들이 한 갑에 편의점에서 보통 2500원씩에 팔립니다. 보통 껌들이 500원에서 1000원에 팔리는 것과 비교하면 ‘초고가’입니다. 플라스틱 통 포장인 해태제과의 ‘아이스쿨’처럼 대용량 포장으로 5000원 정도에 팔리는 껌도 있습니다.
가격이 비싼 만큼 이전 껌들과는 다르다는 것이 이들 회사의 주장입니다. 오리온은 “일반적인 껌은 초산비닐수지라는 인공 껌베이스를 사용해 만드는 데 비해 내츄럴치클은 멕시코의 ‘사포딜라’나무의 수액으로 만든 천연 치클만을 사용한다”고 강조합니다.
해태제과의 아이스쿨은 국내 최초로 큐브 형태로 만든 껌입니다.
사실 이런 껌들이 아니더라도 2000년대 이후 수많은 ‘기능성’ 껌이 출시됐습니다.
왜 제과업체들이 이렇게 새로운 껌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일까요. 당연히 그 시장성 때문입니다. 업체마다 추정 규모는 다르지만 국내 껌 시장의 연간 매출은 2200억 원에서 2500억 원 선입니다. 게다가 껌은 크기가 작아 물류비용이 싸고 전시 공간도 적습니다. 이익이 많은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식품업계에서는 껌을 ‘식품계의 반도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국내 껌 시장은 롯데제과가 70% 정도를 점유하고 있고 오리온과 해태제과가 나머지를 나눠 갖고 있는 상황입니다. 껌 시장의 절반이 자일리톨껌 시장이고 그 가운데 90%가 ‘롯데 자일리톨껌’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핀란드 마케팅’으로 성공을 거둔 롯데 자일리톨껌은 2000년대 이후 껌 시장의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자일리톨껌에 다른 업체들이 계속 도전장을 내는 형국인 셈입니다. 이런 개발 추세라면 앞으로 자일리톨껌을 넘어서는 제품이 나올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