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재정 “경주회의 환율 중재 낙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2일 03시 00분


■ 오늘-내일 G20재무장관회의

21일 오후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차관·중앙은행 부총재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세계적인 관심사인 환율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22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합의할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환율 조율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차관회의에서 환율 이야기가 오갔지만 자국의 입장을 밝히는 수준이었다”며 “22일 장관회의로 넘길 성명서(코뮈니케) 초안을 작성할 때 격렬하게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차관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윤 장관은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양자회담을 갖고 환율과 IMF 쿼터에 대해 논의했다. 22일에는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과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런민(人民)은행장을 만나 양자회담을 갖고 환율 문제와 IMF 쿼터 개혁에 대한 협조를 강력하게 요청할 계획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들도 G20 재무장관 회의와 별도로 회동을 갖고 환율 문제에 대해 토론을 벌일 계획이다. 회의에는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일본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 G7 재무장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정부는 환율 문제와 관련해 G20 국가들의 자율 조정을 1차적으로 유도하고 실패하면 정부의 중재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중재안 중에는 △IMF 쿼터 개혁과 환율 문제를 묶어 일괄 타결하는 ‘빅딜’과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경상수지 흑자 비중을 정해두는 ‘경상수지 목표제’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딜은 선진국들이 IMF 지분을 신흥국에 일부 양보하는 대신에 신흥국은 선진국이 제기한 환율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는 형태로 서로 주고받는 것이다. 경상수지 목표제는 GDP에서 차지하는 경상수지 흑자 혹은 적자 비중을 미리 정해 자연스럽게 환율 인상과 인하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윤 장관은 21일 경주 현대호텔 미디어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경주 회의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하루만 더 기다려 달라. 낙관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종룡 재정부 제1차관도 이날 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사견임을 전제로 “중국이 지금 금리를 올리는 등 나름대로 성의를 보이고 있다. (환율 문제는) 합의가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환율 전쟁의 핵심 당사국인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뿐만 아니라 중국의 셰쉬런(謝旭人) 재정부장,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 등이 21일 오후 부산 김해공항을 통해 50분 간격으로 잇따라 입국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오후 7시 50분경 수행원들과 함께 김해공항에 도착해 별도의 의전절차 없이 곧바로 승용차편으로 경주로 이동했다.

경주=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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