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태국 방콕의 고급 쇼핑센터 시암파라곤에서 열린 ‘한류스타 라이선싱 상품박람회 2010’을 찾은 태국 관람객들이 유노윤호, 장근석 등 한류스타의 대형 사진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 제공 KOTRA
태국의 음원차트인 트루뮤직의 지난주 톱 20에 한국의 4인조 그룹 씨엔블루(CNBLUE)의 ‘외톨이야’가 1위에 올랐다. 이 밖에 슈퍼주니어(3위), 샤이니(6위), 포미닛(15위) 등 한국 가수 4팀이 상위 2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MP3 다운로드 순위에서는 소녀시대의 ‘지니’가 미국의 힙합스타 에미넘(9위) 등을 제치고 1위에 랭크됐다.
24일 태국 방콕의 고급 쇼핑센터인 시암파라곤 5층의 영화관에서는 한국 영화 ‘하녀’가 상영되고 있었다. TV에서는 ‘패밀리가 떴다’ ‘1박2일’ 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현재 태국에서 할 수 있는 104개 온라인게임 중 64개가 한국산이다.
문화 한류(韓流)를 ‘경제 한류’로 확산시키기 위해 정부가 발 벗고 나섰다.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 스타들의 콘텐츠를 경제적인 측면으로 연결하자는 취지다. 지식경제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KOTRA와 한국콘텐츠진흥원가 주관한 ‘한류스타 라이선싱 상품박람회 2010’이 22∼24일 방콕 시암파라곤 쇼핑센터에서 열렸다. 한류스타의 상품 및 라이선스를 주제로 정부가 해외에서 박람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태국 바이어 “한국제품 수입하면 성공”
24일 박람회 현장에 수천 명의 태국 국민과 바이어들이 찾아 한류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유노윤호, 장근석, 이승기 등 한류스타의 대형 사진과 월드스타 비의 무대의상 앞에서는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태국 팬들이 장사진을 쳤다. 한국 PC게임 전시장에서는 학생들이 줄을 섰고, 미용용품 전시장은 여성들로 가득 찼다.
박람회에는 배용준, 이병헌, 비, 박지성 등 한류스타 115명의 라이선스를 가진 화장품, 티셔츠, 모자 등 200여 종의 상품이 전시됐다. 아이리스, 제빵왕 김탁구 등 18개 드라마와 이와 관련된 인형, 문구 등 100여 종도 전시됐다. 전시 상품은 일반인들에게 판매됐고, 1000여 명의 태국 바이어가 박람회를 찾아 참가한 한국 기업들과 1500여 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부스를 운영하고 있는 미용기기 제조업체 ‘심지’의 전혜선 과장은 “태국 바이어들이 한국제품의 품질과 디자인에 만족해하고, 한국제품을 수입하면 성공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여러 건의 계약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지 바이어뿐만 아니라 태국 정부와 다른 아시아 국가의 미디어들도 이번 행사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폰띠와 나카사이 태국 상무부 장관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방영되면서 태국에서 한류바람이 불고 있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더욱 많이 알려져 양국 교류 확대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태국과 인접한 미얀마의 취재진도 현장을 취재했고, 일본 NHK도 한류 현상을 취재하기 위해 박람회장을 찾았다.
○ 문화 한류를 경제 한류로
정부가 직접 나선 것은 한류 인기에 비해 경제적 효과가 미미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스타들의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라이선싱 비즈니스, 파생상품 수출, 연예기획사 이익 등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가요,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의 수출은 2005년 12억3000만 달러에서 2008년 18억8000만 달러로 증가 추세지만 대중문화 및 한국스타와 연계된 파생상품까지 포함하는 ‘한류의 경제적 수출효과’는 2005년 3조1884억 원에서 2008년 2조4339억 원으로 매년 평균 7.5%씩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드라마 ‘대장금’은 일본에 100만 달러를 받고 판권을 판매해 당시 성공 케이스로 꼽혔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만 대장금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이 개발돼 최소 10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는 권리를 모두 넘긴 탓에 대성공에 비해 추가 수입은 없었다.
조환익 KOTRA 사장은 “한류가 경제적인 파급력을 가진 수출경제의 한류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내년에는 중국, 2012년에는 일본에서도 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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