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월말 매각공고… 민영화 본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6일 03시 00분


정부지분 최소 28.5% 처분… ‘테마섹 사태’로 순항 불투명

정부가 이달 말 우리금융지주의 매각 입찰을 공고함에 따라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의 의지와 달리 시장 상황은 불투명해 민영화 작업이 일정대로 ‘순항’할 수 있을지 의문이 일고 있다.

25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와 예금보험공사 등에 따르면 예보는 29일 공자위 전체회의를 거쳐 우리금융 매각 입찰공고를 내기로 했다. 한 달가량 입찰을 받은 뒤 12월경 복수의 예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내년부터 본입찰에 들어가 1분기 중 우선협상대상자 1곳을 선정해 내년 상반기에 민영화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매각 방식과 관련해 공개경쟁 입찰에다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 매각 또는 합병 원칙을 유지하되 최소 입찰 참여 규모도 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요건인 최소 입찰 규모는 ‘4% 이상’ 지분 인수가 유력하다고 전망한다. 2002년 정부가 조흥은행을 매각할 때도 ‘4% 이상 지분 매각’이라고 공고했다. 정부는 아무리 적어도 보유 지분 56.97%의 과반인 28.5%는 팔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시장 상황은 ‘안갯속’이다. 우리금융 인수에 가장 적극적이던 하나금융이 유동적인 상황이 됐다. 1대 주주였던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보유지분 9.6%를 모두 팔고 떠났기 때문. 물론 하나금융은 김승유 회장까지 직접 나서 “테마섹 인수는 예상했던 일”이라며 “이번 매각이 향후 (우리금융) 합병 등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인수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자금 확보도 본격화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자회사인 하나대투증권은 조만간 임시 이사회를 열어 여의도 사옥을 매각하는 안건을 처리키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매각이 향후 우리금융 인수를 위한 ‘실탄(자금)’ 마련 차원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테마섹의 하나은행 철수 이후 우리금융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과점 주주체제 방식의 민영화가 더 힘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재무적 투자자 4, 5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업체별로 우리금융 지분 4∼9%를 나눠 갖는 방식의 민영화를 추진키로 하고 그동안 KT 포스코 등 대기업 및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에 러브콜을 보내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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