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서울대 연구공원 내 SK텔레콤 상생혁신센터에서 정만원 사장이 앞으로 3년간 1조 원을 투자해 ‘서비스 플랫폼’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밝히고 있다. 사진 제공 SK텔레콤
갤럭시S에 깔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인 ‘T맵’을 보면서 운전하는데 갑자기 화면에 아이콘 하나가 뜬다. ‘××화장품: 오늘 방문고객에 40% 할인 한정판매 <클릭 하시겠습니까?>.’ 클릭해 보니 상품명은 물론 자세한 설명과 소비자들의 이용후기가 빼곡히 적혀 있다. 맵을 보니 이 매장은 차로 5분 안에 갈 수 있는 거리. 바로 클릭해서 할인쿠폰을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한 뒤 물건이 매진되기 전에 서둘러 운전대를 돌린다.
이는 앞으로 SK텔레콤이 ‘서비스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겠다는 서비스의 한 예다. 25일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은 서울 관악구 봉천동 서울대 연구공원 내 ‘SK텔레콤 상생혁신센터(OI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SK텔레콤은 단말기 운영체제(OS)와 미들웨어, 앱을 포괄하는 서비스 플랫폼에 회사의 모든 것을 걸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SK텔레콤이 밝힌 서비스 플랫폼은 단순히 콘텐츠나 앱만을 제공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애플 아이폰이나 구글 안드로이드와 같은 OS와 △앱과 OS를 중간에서 이어주는 미들웨어(Middleware)까지 포괄한 폭넓은 개념이다. 기존 OS 시장의 절대 강자인 구글, 애플 등에 휘둘리지 않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OS와 미들웨어 개발에도 직접 나서겠다는 의미다. 정 사장은 “아무리 좋은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도 지금은 구글 등이 OS에 임베드(기본으로 탑재)해주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며 “글로벌 통신업체들의 공동 앱스토어(WAC)를 통해 자체 모바일 OS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은 향후 3년간 1조 원을 들여 △위치기반서비스(T맵) △커머스(m-페이먼트) △메시징(SMS, 네이트온) △콘텐츠 유통(음원서비스 멜론, T스토어, TV포털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싸이월드) △기업간 거래(헬스, 자동차, 교육, 스마트 오피스) △범용 플랫폼(모바일 광고, 개인화 엔진, 무선 사설망 등)의 7가지 글로벌 플랫폼 사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페이스북이나 구글 맵스(지도), 애플 아이튠(음악)처럼 콘텐츠와 서비스, 앱을 모두 전달하는 그릇이 ‘서비스 플랫폼’”이라며 “외부 개발자와 적극 협력함으로써 T맵과 T스토어, 문자서비스 등을 앱 수준을 뛰어넘는 확장형 모델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25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서울대 연구공원 내 SK텔레콤 상생혁신센터에서 예비 창업자
들이 무료로 빌린 사무실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외부 개발자들에게 사무실뿐만 아니라 창업자금과 경영컨설팅 등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사진 제공 SK텔레콤 특히 정 사장은 애플 아이폰이나 구글 안드로이드처럼 자체 ‘응용프로그램 환경(API)’을 공개해 외부 개발자와 상생하는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를 통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사업모델을 가져가겠다는 것. 이 과정에서 싸이월드나 T맵 등 이미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받은 경쟁력 있는 서비스의 API도 개방할 방침이다. 정 사장은 “10년 전부터 플랫폼 사업의 가능성을 예견했지만 그동안 이를 꾸준히 키워내지 못했다”며 “예전처럼 움켜쥐지만 말고 콘텐츠와 디바이스, 외부 사업자 등과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이날 서울대 연구공원 안에 외부 개발자에게 자금과 기술, 컨설팅 등을 종합 지원하는 ‘개방형 상생혁신센터(OIC)’를 열었다. 개발자별로 5000만 원의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사무공간과 개발 기기, 경영 컨설팅을 ‘원 스톱 서비스’로 제공한다. 이에 앞서 SK텔레콤은 개발자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인 ‘T 아카데미’와 함께 출시 전 테스트를 위한 단말기를 지원해주는 ‘MD 테스트센터’를 최근 선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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