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계열사 ‘돌려막기’때 돈 빼돌렸을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7일 03시 00분


임회장, 수사에 비협조적 “연봉 80억? 말도 안된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26일에도 C&그룹의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구속 수감 중인 임병석 C&그룹 회장을 사흘째 불러 조사했다. 임 회장은 계속되는 조사로 건강이 다소 나빠졌지만 최근의 언론 보도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이 임 회장의 연봉이 80억 원에 이르고 이를 로비에 썼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내 평생 받은 월급이 그 정도”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검찰이 임 회장을 구속할 때 적용한 혐의는 분식회계와 사기 등이었지만 C&그룹을 둘러싼 의혹들은 눈덩이처럼 계속 불어나고 있다. 검찰은 우선 2006년 이후 C&그룹이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불법 대출 △비자금 조성 △계열사 편법지원 △주가조작 혐의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검찰은 우선 C&그룹이 계열사를 확장하며 몸집을 불리고 이후 자금난에 허덕일 때 금융권에서 수천억 원을 편법 지원받았다는 의혹을 확인하고 있다. 2008년 11월 말 현재 C&그룹이 은행에서 빌린 돈은 모두 5072억 원. C&그룹은 C&우방의 분식회계를 통해 은행에서 1000억 원이 넘는 대출을 받아 이를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데 쓰거나 다른 계열사에 지원했다. 인수 당시 2200억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던 우방은 결국 자금난에 허덕이다 2008년 말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박해춘 우리은행장과 박택춘 C&중공업 사장이 재직한 2007, 2008년 우리은행이 C&그룹에 빌려준 2200여억 원도 수사 대상이다. 우리은행이 C&그룹에 주식담보대출을 해주면서 규정을 위반해 625억 원을 대출한 사실은 2008년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확인된 바 있다. 또 우리은행은 조선업 경기가 침체되고 C&중공업의 상환 능력이 의심받던 2008년 3월 담보가치가 없는 부동산과 주식을 담보로 잡아 100억 원을 대출해 준 사실이 적발돼 감사원의 문책 통보를 받았다.

이 밖에 검찰은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고 임 회장의 지시만으로 C&그룹 계열사 간에 자금을 지원한 사례가 많다고 보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C&중공업과 C&우방이 C&라인에 수백억 원을 지원했고 이 과정에서 지원금 일부가 빼돌려졌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C&그룹 관계자는 “임 회장이 평소에도 ‘C&그룹은 한 몸이니 계열사가 함께 살아야 한다’는 지론을 펼쳤다”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