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다가오면서 G20 체제가 주요 8개국(G8)과 유엔을 넘어 명실상부한 국제사회의 최상위 협력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는 G20이 지닌 독특한 특징 때문에 영향력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진국과 신흥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주요 나라가 모두 모여 현안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를 펼칠 수 있는 협의체가 사실상 G20뿐이기 때문이다.
1999년에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 당시 초대 의장이었던 폴 마틴 전 캐나다 총리는 “G8에는 세계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인도 브라질 한국 같은 나라가 포함되지 않아서 더는 글로벌 조정위원회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며 “G8 국가들만의 경험으로는 글로벌 금융안전망 같은 조치도 생각해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경제의 이른바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이 직접 머리를 맞대고 경제 현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자리라는 것도 G20의 큰 장점이다. 중국은 G8에 포함돼 있지 않고 유엔은 경제 문제보다는 외교·안보 현안을 다루기 때문이다.
유엔은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회원국이라 개별 국가들의 다양성과 공정함을 강조하는 대신 합의 절차가 복잡하고, 의사결정 속도 역시 느린 게 단점이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G20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서울 정상회의 때 G20 제도화와 관련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반면 회의론자들은 G20 체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파국으로 가는 것을 막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란 ‘공통의 적’이 완전히 사라지면 G20 역시 급격히 힘을 잃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G20 정상회의 성명서의 구체성이 약해지고 있는 게 G20 틀 내에서 전체적인 합의가 예전만큼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G20 위기설이 나오는데 서울 정상회의에서 이를 불식해야 한다. 글로벌 공조를 위한 진정한 협력체는 G8도 G192(유엔)도 아닌 G20이란 걸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