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외국인-기관 ‘입맛’ 변했나… 왜 부쩍 ‘코스닥 쇼핑 ’ 잦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8일 03시 00분


“가격 이미 오른 대형주보다 싸고 작은 게 더 좋아’”
에너지-녹색주-경기호전주 등 ‘떠오르는 샛별’


《코스닥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동안 거침없이 치솟아 오르는 코스피시장에 비해 코스닥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면치 못했다. 해외발 악재에도 선전하는 코스피의 승승장구는 먼 나라 남의 일 같았다.

하지만 최근 1,900까지 치솟은 코스피에서 지수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다시 코스닥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와 함께 잠자던 중소형주도 다시 꿈틀거린다. 한동안 증시를 휩쓸었던 대형주 선호 현상 속에서 소외받던 중소형주가 이제는 투자자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

대형주로는 더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기 힘들어진 기관투자가들도 중소형주를 적극적으로 사들인다. 전문가들은 이를 “그동안 크게 벌어졌던 격차를 줄여나가는 코스닥의 코스피 따라잡기 과정”이라고 분석한다. 내년에는 중소형주의 수익률이 대형주를 앞서며 본격적인 상승세가 이뤄지리란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 기지개 켜는 중소형주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된 것은 코스피가 1,900에 이르면서부터다. 장을 주도해왔던 대형주에 가격 부담이 생기기 시작하자 중소형주가 대안으로 등장했다. 특히 사상 최저수준의 금리와 부동산시장 불황 등으로 시중에 넘치는 유동성이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대형주 대신에 저가매력이 높은 중소형주로 몰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괄목할 만한 것은 증시의 대표적인 수급주체인 외국인, 기관이 주로 사들이는 종목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다. 대형주 편식이 극심했던 이들이 최근 코스닥 종목에도 관심을 두고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기관은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2378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조5647억 원을 순매도해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강봉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이후 기관이 대형주를 팔고 중소형주를 매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 시점은 중소형주의 추세적 반등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한다.

중소형주의 실적 전망치가 좋다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종목들의 실적 전망치가 최근 들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코스피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는 답보 상태에 있어 코스닥 종목들의 실적 매력이 연중 가장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가치투자로 잘 알려진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이런 현상을 ‘꿈에서 현실로’라는 문구로 집약해 표현하기도 했다. 유럽발 재정위기, 경기 불안요소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속에서 ‘대형주’라는 일종의 꿈에 도취돼 있던 투자자들이 조금씩 현실을 직시하며 중소형주를 찾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산재한 문제들이 연말을 지나 차츰 해결되고 내년 상반기쯤에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비율(PER)을 고려해 저평가된 가치주를 찾아 투자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투자할 만한 유망 중소형주는

전문가들은 이처럼 중소형주의 선전이 당분간 지속되리라고 전망한다. 그렇다면 어디에 어떻게 투자하느냐가 문제다. 증권사별로 종목 선정 요령과 투자할 만한 유망 종목들을 다양하게 추천하고 있다.

KB투자증권은 전분기 대비 순이익 증가율이 시장 평균보다 높은 종목, 올해 대비 내년의 순이익 증가율이 시장 평균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 PBR가 낮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시장 평균보다 높은 종목을 눈여겨볼 것을 권한다. 이 기준으로 뽑은 유망 중소형주는 네오위즈게임즈, 넥센타이어, 에스에프에이, 성광벤드, 실리콘웍스, 파트론, CJ인터넷, 동양강철, 신성홀딩스, 다산네트웍스, 드래곤플라이, 에이블씨앤씨, 이수페타시스, 예림당, 정상제이엘에스 등이다.

신영증권은 내년 이익 성장률이 높고(내년도 PER의 하락폭이 큰 종목), 과거 6년 동안의 평균 PER에 비해 2011년 PER가 낮은 종목에 주목했다. 대한유화공업과 한라건설, 전북은행, 대상, 넥센, 한화타임월드가 여기에 해당된다.

키움증권은 올 하반기 정보기술(IT) 업황 우려로 조정을 겪었지만 실적 성장성, 신규사업 모멘텀 등으로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이 큰 IT부품 및 장비업체 관련주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했다. 한솔LCD, 네패스, 하나마이크론, 다산네트웍스, 이수페타시스, 인터플렉스, 삼화콘덴서 등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정부가 전면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녹색성장’ 관련 테마주인 태양광, 풍력 분야의 주식을 추천했다. OCI, 웅진에너지, 웅진홀딩스, 한화케미칼, 신성홀딩스, 주성엔지니어링, 에스에너지, 동국S&C, 동국산업, 태웅, 국도화학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부사장은 “PBR가 1.4배 이하이고, 순자산이 시가총액보다 많은 전통 가치주들은 당연히 눈여겨봐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에 강한 원자재 관련주와 농·수산·축산·광산업 관련주, 글로벌 영업망을 가져 각국 업계 간 경쟁 심화에도 유연히 대처할 수 있는 자동차 부품 업체 등을 투자 유망 종목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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