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人1엔진’ 방식 40년이상 고수 독일 메르세데스 AMG 공장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8일 03시 00분


700개 부품 엔진조립, 엔지니어 혼자서 수작업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브랜드인 메르세데스 AMG는 엔지니어 한 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엔진을 전담 조립하는 ‘1인 1엔진’ 전통을 40년 이상 고수하고 있다. 엔지니어가 AMG
차량에 들어가는 고성능 엔진을 손으로 조립하고 있다. 슈투트가르트=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브랜드인 메르세데스 AMG는 엔지니어 한 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엔진을 전담 조립하는 ‘1인 1엔진’ 전통을 40년 이상 고수하고 있다. 엔지니어가 AMG 차량에 들어가는 고성능 엔진을 손으로 조립하고 있다. 슈투트가르트=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 26일 독일 슈투트가르트 시내에서 서북쪽으로 5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메르세데스 AMG 엔진 조립 공장. ‘E63 AMG’ ‘SL 63 AMG’ 등 모델 이름에 AMG가 들어가는 차량의 엔진을 조립하는 이 공장은 여느 자동차 회사 생산 라인과는 확연히 달랐다. 통상 자동차 공장에는 컨베이어벨트가 자동차를 실어 오면 엔지니어들은 자기 자리에서 작업하지만 AMG 공장은 정반대였다. 엔지니어들은 카트에 엔진 블록을 실은 뒤 이 카트를 밀어서 라인을 따라 옮겨 다니면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자동차 공장의 조립라인 근로자들은 본인이 맡은 부분만 하는 데 비해 AMG 공장 엔지니어들은 혼자서 엔진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완성하는 것. AMG 엔지니어들은 600∼700개에 이르는 부품을 조립해 완성된 엔진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AMG 엔진에는 담당 엔지니어의 이름이 들어간 명판이 붙어 있다. AMG 관계자는 “해당 엔진에 담당 엔지니어의 이름을 새겨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과 정교함을 보증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AMG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자동차 장인’들이 엔진을 손으로 직접 조립하는 ‘1인 1엔진(원 맨 원 엔진)’ 전통을 40년 이상 고수하고 있다. 》
이 회사는 1967년 다임러 벤츠 연구소에서 일하던 한스 베르너 아우프레히트가 벤츠에 들어가는 고성능 엔진을 개발하겠다는 생각으로 동업자 에버하르트 멜커와 함께 설립한 회사다.

벤츠 차량을 고성능 차로 튜닝하는 회사로 출발한 AMG는 창업 4년 만에 출시한 ‘300SL 6.8 AMG’가 레이싱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주목을 받았고 이후에도 레이싱 대회를 통해 고성능 자동차 브랜드로서 지위를 다졌다. 1993년 다임러가 AMG의 지분 50% 이상을 사들이면서 다임러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에도 AMG 시절의 전통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전체 직원 1000여 명 중 절반 정도가 연구개발 인력이다. 이 같은 노력에 의해 AMG는 메르세데스벤츠 차량 중 최고 성능을 의미하는 아이콘이 됐다.

AMG의 생산 물량은 연간 2만 대 정도다. 엔진 조립을 할 수 있는 엔지니어는 65명밖에 안 되지만 수작업으로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8기통 엔진은 하나를 조립하는 데 3시간 정도 걸리지만 12기통 엔진의 경우 하루가 꼬박 걸린다고 한다. 엔지니어를 늘리면 더 만들 수는 있지만 품질 관리를 위해 인원을 제한한다고 한다.

AMG 관계자는 “우리 엔진이 들어간 모델은 일반 모델보다 가격을 비싸게 받지만 그래도 생산 물량이 적기 때문에 수익성은 떨어지는 편”이라며 “하지만 손으로 하나하나 만들기 때문에 가능한 정교함은 AMG가 프리미엄 고성능 자동차시장에서 정상을 지키는 중요한 토대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슈투트가르트=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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