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주춤… 경제 활력 떨어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8일 03시 00분


올해 3분기(7∼9월) 한국경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성장해 1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27일 한국은행의 ‘2010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DP는 전년 동기보다 4.5%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에 ―2.2%였다가 3분기에 1.0%로 증가세를 나타낸 뒤 4분기 6.0%, 올해 1분기 8.1%에 올라서며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분기에 7.2%, 3분기 4.5%로 두 개 분기 연속 주춤하고 있다. 2분기와 비교한 3분기의 성장률은 0.7%로 2분기(1.4%)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제성장률이 이처럼 둔화된 것은 9월 추석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 생산에 영향을 준 데다 이상기온으로 농림어업 분야 생산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성장 회복 속도가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지만 민간 소비가 늘어난 것은 눈에 띈다. ‘스마트폰 열풍’을 타고 휴대전화, 승용차 등 내구재 지출이 늘어 전 분기 대비 1.3%가 증가했다. 반면 정부 소비는 건강보험급여 지출이 둔화돼 전 분기 대비 0.6% 줄었다. 경제성장률 기여도는 전 분기 대비로 정부 소비가 ―0.1%포인트, 순수출(수출-수입)은 ―0.2%포인트인 반면 민간 소비 기여도는 0.7%포인트로 기여도가 높았다. 한은 측은 “경기와 가장 민감한 내구재 소비가 늘어 소비자들의 소비여건이 좋아졌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한국경제의 활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 전망 등으로 세계경제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둔화 기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국 경제 성장의 엔진인 수출의 경우 재화 부문에서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2분기 7.0%에서 3분기에 1.9%로 급감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성장률 변화는 수치에 불과할 뿐 큰 흐름에서는 견조한 성장세가 계속된다고 말한다.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만 하지 않으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6%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정영택 한은 국민계정실장은 “10월까지도 수출이 꽤 호조를 보였다”며 “4분기에 성장률이 크게 낮아져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명기 경제통계국장은 “설비투자 분위기가 아주 좋다”며 “(경기에 대한) 비전이 좋지 않은데 민간에서 이렇게 투자할 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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