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경주 합의로 관심 커진 FRB의 ‘양적완화’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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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8일 03시 00분


환율을 둘러싸고 전 세계 금융시장에 전운이 감돌았지만 경주에서 재무장관들의 합의로 극단적인 환율 전쟁으로 치닫는 상황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경쟁적인 환율 약세 정책을 피하기 위해 각국의 경상수지를 관리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시장 결정 환율 정책에 합의한 것이 이번 경주 회의의 주요 결과다. 달러 약세와 기타국 통화의 강세 흐름을 막기는 어렵지만 속도에 대한 견제는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

주요 20개국(G20) 경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합의대로라면 미국은 과도하게 유동성을 풀어내는 것을 자제하고, 아시아는 일정 정도의 환율 절상 압력을 받아들이고 내수 부양에 힘써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안정적인 환율과 금융시장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지만 경제 현실을 고려할 때 달성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합의문에 강제성이 없다. 환율 약세 정책을 먼저 거둬들이는 쪽이 불리하기 때문에 각국은 서로 눈치만 볼 가능성이 높다.

요즘 미국의 2차 양적 확대에 대한 기대가 한창 커지고 있는데 미국이 경주에서의 합의 내용을 이행한다면 유동성 공급 규모를 제한해야 하고, 시장이 기대하는 것만큼 많은 유동성을 풀어서는 안 된다. 미국 내에서 양적 확대의 부작용에 대해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1월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1조 달러에 육박하는 새로운 자금을 풀어낼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둔화되는 경기를 방어하기 위해 다른 정책수단을 마련해야 하는데 재정적자를 늘리거나, 정책금리를 더 내릴 수가 없기 때문에 시중금리를 낮추는 차원에서 국채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 시중금리의 하락은 가계와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에 경기부양의 효과가 있다. 미국의 2차 양적 확대 규모를 둘러싸고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하지만 경주에서 각국 재무장관들이 도출해낸 합의 결과와 무관하게 미국이 독자적으로 양적 확대 규모를 키운다면 달러 약세가 당분간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늘어나는 유동성은 당분간 아시아 자산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선 대우증권 경제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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