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내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G20 정상들과 120여 명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가 대거 방한하는 등 매머드급 이벤트가 열리면서 ‘세계의 시선’이 서울로 쏠리기 때문이다.
이번 G20 정상회의가 예년과 가장 다른 점은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비즈니스 서밋이 신설됐다는 점. G20 정상회의에 하루 앞서 다음 달 10, 11일 이틀간 치러지는 비즈니스 서밋은 ‘경제 정상회의’라고 할 만큼 참석 기업과 CEO의 면면이 화려하다.
○ 앞선 기술력을 과시하라
G20 행사에 참석할 정상과 수행원들에게 의전 차량 172대를 제공하는 현대·기아차는 제품 홍보 측면에서 최대 수혜자다. 에쿠스 리무진을 탄 정상들의 모습이 전 세계 언론을 타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홍보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블루온과 모하비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 차량도 제공해 그린카 기술을 홍보할 계획이다.
삼성은 ‘그린 메모리’와 지능형전력망(스마트그리드) 등의 녹색성장 관련 활동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전력 소비가 적은 반도체를 생산하는 그린 메모리는 전자와 정보기술(IT) 산업 에너지 절감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이를 알리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행사장 미디어센터에 홍보부스를 설치하고, 비즈니스 서밋 참석자들이 반도체 라인이 있는 기흥사업장을 방문하도록 할 계획이다.
LG전자는 행사장과 프레스센터, 관련 문화공간 등에 3차원(3D) TV 등 최첨단 가전제품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G20 행사기간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을 겨냥한 홍보도 준비하고 있다. 공항로밍센터에서 외국인에게 제공하는 임대폰 100대를 LG전자의 롤리팝으로 바꿨고,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에 스마트가전 펜션 홍보관을 꾸몄다.
G20 행사 주관통신사업자인 KT는 회의와 언론, 경호 등의 통신 지원에 완벽을 기해 IT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계획이다. 완벽한 네트워크 지원을 위해 모두 1만여 회선을 설치해 정상과 귀빈들이 이동하거나 회의하는 중에 자연스럽게 한국이 IT 강국임을 체험할 수 있도록 IT한국홍보관, 모바일 인터넷TV(IPTV) 등의 IT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라
자동차, 가전, 휴대전화 등을 통해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삼성, LG, 현대차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기업들은 비즈니스 서밋을 글로벌 브랜드 도약대로 삼기 위해 뛰고 있다.
롯데호텔을 통한 정상맞이에 분주한 롯데는 서비스 파워를 알리기 위해 레스토랑 리뉴얼에 총력을 기울여 디자인 및 메뉴 개발, 직원 교육 등에 5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특별 서비스 드림팀은 각국 정상별로 선호하는 테이블 세팅과 조리법은 물론 자세와 표정까지 연구하고 있다. 또 주요국의 관심이 집중되는 G20 행사를 통해 한식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롯데호텔 서울 지하 1층에 있는 한식당 ‘무궁화’를 다음 달 3일 38층으로 옮긴다.
한진과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특별기를 타고 들어오는 귀빈맞이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전략을 짜고 있다. 한진은 물류 분야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도국 지원에 적극적이라는 점을 부각할 예정이다.
방위산업과 자원개발 부문에서 해외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한화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민간자본의 천연자원 투자 확대가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하는 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자원개발에 함께 나서자는 뜻을 전달할 계획이다. 해외 사업 개척에 적극적인 두산은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하는 외국 유명 CEO들과 개별적으로 회동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비즈니스 서밋을 해외 유수 기업과의 네트워킹 창구로 삼기 위한 움직임도 있다. 포스코는 에너지·철강 업종 CEO들과 교류하며 세계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 발전 등에서 해외 유수 기업들과 맺은 합작 성과를 알림으로써 글로벌 협력관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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