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을 인수하기 위한 본입찰 마감이 12일로 다가왔다.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현대·기아자동차그룹과 현대그룹으로 본입찰이 마감되면 곧바로 채권단의 심사가 진행되는 등 매각 절차가 급물살을 타기 때문에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특히 현대그룹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현대그룹은 신문과 방송을 통해 연일 현대건설 인수의 ‘적통성’이 현대그룹에 있다고 주장하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동시에 인수 자금 마련에도 동분서주하고 있다.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10월 28일 3967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현대상선은 또 계열사인 현대부산신항만 주식 199만9999주도 2000억 원에 처분하고 자사주 신탁계약 4건도 해지해 3778억 원을 현금화할 방침이다. 앞서 현대상선이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금액과 하반기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하게 될 자금 등을 합하면 2조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자금력이 우위에 있는 현대차그룹은 상대방의 공격에는 대응하지 않은 채 ‘정중동(靜中動)’의 행보다. 현대차그룹은 자금이든 경영능력이든 모든 면에서 인수를 자신하면서 2020년 현대건설을 수주 120조 원, 매출 555조 원의 글로벌 종합 엔지니어링 업체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주요 계열사의 현금성 자산과 단기 금융상품 잔액만 12조 원(6월 말 기준)에 달할 만큼 풍부한 유동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채권단과 업계에서는 “자칫 입찰이 과도한 ‘베팅 경쟁’으로 이어지게 되면 인수에 성공한 업체가 오히려 유동성 위기에 몰리는 ‘승자의 저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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