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ST, 64%가 한인기업서 인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일 03시 00분


‘글로벌 인재 양성’ 취지 무색… 평균 월급도 1300달러 그쳐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한미 대학생 연수취업(WEST) 사업이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사업 취지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한미 정상회담 합의사항으로 추진 중인 WEST는 18개월간 ‘어학연수+기업인턴+여행’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31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세종대 교육학과 임천순 교수팀에 의뢰한 ‘WEST 프로그램의 발전방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파견된 1기생은 182명이며 인턴으로 취업한 160명 중 103명(64.4%)이 한인 기업에 취직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인턴 활동을 한 학생은 연구팀과의 면담에서 “한인 기업의 지사에서 일했는데 직원 6명 중 4명이 한국인이라 영어와 한국어를 사용하며 일을 했다”고 말했다.

어학연수 지정과 인턴을 알선하는 현지 스폰서에 대해서도 WEST 참가 학생의 불만이 컸다. 한 학생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연수를 했는데 한국 학생이 80%나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인턴 취업 과정에서 회사의 추가 정보를 요청했다가 스폰서 업체로부터 “부정적인 태도가 계속되면 취업을 장담할 수 없다”는 ‘협박성’ 메일을 받기도 했다. 뉴욕 헌터칼리지의 한 학생은 “다양한 업무가 들어오지 않고 인터뷰 기회 자체도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비용의 상당 부분을 현지 인턴 보수로 충당하려던 정부의 계획도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인턴 취업생의 8.8%는 무급이었고 유급 취업생의 평균 월급도 1300달러 수준이었다. 1000달러 미만인 경우도 13.5%였다. 특히 정부로부터 체재비의 일정 부분을 지원받은 저소득층 참가자의 64.9%는 부모와 친지로부터 추가 지원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임 교수는 “엄밀한 사전 검토 없이 사업이 추진돼 내실보다는 인턴 파견 인원 등 양적 지표 달성에만 치중했다”고 지적했다.

윤석만 기자 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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