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한미 대학생 연수취업(WEST) 사업이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사업 취지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한미 정상회담 합의사항으로 추진 중인 WEST는 18개월간 ‘어학연수+기업인턴+여행’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31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세종대 교육학과 임천순 교수팀에 의뢰한 ‘WEST 프로그램의 발전방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파견된 1기생은 182명이며 인턴으로 취업한 160명 중 103명(64.4%)이 한인 기업에 취직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인턴 활동을 한 학생은 연구팀과의 면담에서 “한인 기업의 지사에서 일했는데 직원 6명 중 4명이 한국인이라 영어와 한국어를 사용하며 일을 했다”고 말했다.
어학연수 지정과 인턴을 알선하는 현지 스폰서에 대해서도 WEST 참가 학생의 불만이 컸다. 한 학생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연수를 했는데 한국 학생이 80%나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인턴 취업 과정에서 회사의 추가 정보를 요청했다가 스폰서 업체로부터 “부정적인 태도가 계속되면 취업을 장담할 수 없다”는 ‘협박성’ 메일을 받기도 했다. 뉴욕 헌터칼리지의 한 학생은 “다양한 업무가 들어오지 않고 인터뷰 기회 자체도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비용의 상당 부분을 현지 인턴 보수로 충당하려던 정부의 계획도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인턴 취업생의 8.8%는 무급이었고 유급 취업생의 평균 월급도 1300달러 수준이었다. 1000달러 미만인 경우도 13.5%였다. 특히 정부로부터 체재비의 일정 부분을 지원받은 저소득층 참가자의 64.9%는 부모와 친지로부터 추가 지원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임 교수는 “엄밀한 사전 검토 없이 사업이 추진돼 내실보다는 인턴 파견 인원 등 양적 지표 달성에만 치중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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