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국민건강보험 적자가 하루 최대 100억 원에 이르러 12월 말이면 건강보험 적립금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에 지출하는 월 급여비의 절반 미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와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재정수지가 9월까지 4847억 원 적자를 보인 데 이어 11월부터 월 최대 30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31일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항암제 등에 대한 지출이 증가한 데다 9월까지 월 2500억 원 이상이던 국고지원금이 11월부터 35% 이상 줄어 하루 최대 100억 원씩의 적자를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연속 적자에 따라 9월 말 1조7739억 원인 건강보험 적립금도 12월 말 1조2000억 원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공단이 병의원, 약국 등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월평균 보험급여비 2조6000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공단 관계자는 “적립금이 보름치밖에 남지 않으면 자연 재해 등의 우발 사태 발생 때 의료기관에 돈을 먼저 주고 나중에 정산하는 긴급 의료지원을 기대하기 힘들어진다”며 “암보험 확대에 따라 연말 지출액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면 적립금이 1조 원 미만으로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보험 재정이 급격히 악화됨에 따라 복지부는 내년 국고보조금을 조기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내년 국고보조금 4조 원 중 3분의 2 정도를 상반기에 투입해 재정을 안정화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국고 조기 투입이 재정안정의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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