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 ‘운명의 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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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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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내일 美FOMC 개최
달러화 얼마나 더 찍어낼지… 선진-신흥국 눈과 귀 쏠려

2, 3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선진국과 신흥국 간에 눈치 보기가 치열하다.

이날 FOMC가 시장에 돈을 얼마나 풀겠다고 발표하느냐에 따라 환율전쟁의 양상이 사실상 정해진다. 돈을 대거 풀면 외화유동성 급증을 우려하는 신흥국의 반감을 사 ‘환율전쟁 후반전’이 시작될 수 있다. 반면 적게 풀면 미국이 한발 양보한 것으로 해석돼 일종의 ‘휴전협정’이 될 수 있다. FOMC의 ‘양적 완화’는 정책금리를 더는 낮출 수 없게 된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3월 1차로 약 1조7500억 달러를 찍어낸 데 이은 2차 양적 완화다.

일본 엔화는 FOMC를 앞두고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오후 3시 현재 장중 80.44엔까지 내려갔다. 이는 연중 최저 수준이다. 한편 도쿄증시 개장 전후 엔-달러 환율이 급반등해 일본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설이 흘러나왔다.

원-달러 환율도 양적 완화를 의식하고 있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8.7원이나 내린 1116.6원으로 마감했다. 세계가 긴장하며 FOMC를 기다리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충격적인 양적 완화 규모가 발표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CNN머니는 시장에서는 FOMC의 양적 완화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이고 내부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고 보도했다. FRB는 양적 완화로 돈을 풀면 실질 금리를 낮춰 기업이나 가계가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기업이나 가계가 은행대출을 꺼리는 이유는 금융비용 때문이라기보다 향후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탓이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등도 양적 완화의 효과를 비판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5000억∼2조 달러가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단계적으로 풀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김동환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많은 달러를 풀면 미국 자체의 인플레이션도 심할 것이기 때문에 점진적인 조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적 완화 이후 국내에서는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과 경상수지 감소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정근 고려대 교수는 한국국제금융학회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공동 개최한 ‘글로벌 통화전쟁의 전망과 한국의 정책과제’ 세미나에서 “미국이 예상대로 1조 달러의 양적 완화 조치를 올해 4분기(10∼12월)부터 내년 3분기까지 취하면 약 164억 달러가 추가로 한국으로 들어와 원-달러 환율은 평균 35원 떨어지고 경상수지가 약 21억 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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