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유의 전통주 양조 기법을 재현할 수 있는 전통주 제조용 전용 누룩(곡류에 곰팡이를 번식시킨 술의 발효제) 17종이 개발됐다. 이에 따라 많은 전통주 업체들이 누룩 대신 사용하고 있는 일본식 입국(立麴) 방식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전통주 누룩 개발을 위한 3년여의 연구 끝에 전통주 전용 누룩 17종을 개발해 업계에 보급한다고 4일 밝혔다. 연구는 한국식품연구원이 담당했으며 10억 원의 개발 비용이 투입됐다.
농식품부는 “전국 각지에서 수집한 전통누룩 289점과 곡류 177점을 이용해 개발한 누룩곰팡이(균주) 8종에 찹쌀, 현미, 기장 등 우리나라 대표 곡류 17종을 접합해 만들었다”며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사라진 누룩을 활용한 전통주 제조법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전통주는 다양한 누룩을 토대로 만들어졌지만 일제강점기 주세령으로 인해 주종이 획일화되면서 수많은 누룩도 자취를 감췄다. 여기에 누룩은 다루기도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탓에 많은 업체들이 전통 누룩 대신 곰팡이를 직접 배양하는 일본식 ‘입국’ 방식을 사용해 왔다.
농식품부는 “단절된 전통주의 명맥이 상당 부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맛과 향을 가진 특산주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이번에 개발한 균주 8종과 누룩 17종을 상품화해 전통주 제조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개발된 누룩을 사용해 제조한 막걸리는 입국이나 수입밀 누룩을 사용한 막걸리에 비해 맛과 향 등에서 소비자의 선호도가 훨씬 높았다”며 “전통주 부활은 물론이고 막걸리 품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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