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를 낮춰라” 물류업계 경쟁 가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5일 03시 00분


과일 채소 신선배송-혈액 의약품 특수운송 급성장

TNT코리아가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마련한 헬스케어센터에서 한 직원이 보관하고 있는 임상시험용 샘플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 TNT코리아
TNT코리아가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마련한 헬스케어센터에서 한 직원이 보관하고 있는 임상시험용 샘플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 TNT코리아
물류 업체들이 온도에 더욱 민감해지기 시작했다. 채소, 과일, 두부 등 신선식품이 주를 이루는 저온 물류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며 의약품, 혈액 등 특수 저온 처리가 필요한 운송 시장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글로벌 물류회사가 ‘특수 운송’ 주도

글로벌 운송업체 TNT코리아는 1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의약품 등의 특성에 따라 온도별 관리가 가능한 ‘헬스케어센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1000m²(약 303평)의 용지에 냉장(2∼8도)과 항온(15∼25도) 창고로 구성된 헬스케어센터는 임상시험용 샘플이나 의약품 등을 고객이 요청하는 온도와 습도에 맞춰 개별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임상시험용 샘플의 경우 보관하는 동안 온도와 습도를 균일하게 유지해야 데이터 왜곡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정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2002년 의약품 등을 배송하는 ‘클리니컬 익스프레스’를 한국에 도입한 TNT코리아는 지금은 전국 100여 개 종합병원과 연구기관으로부터 매년 6만여 개의 임상시험용 샘플을 받아 전 세계 200여 개국에 배송하고 있다. TNT코리아 관계자는 “이번에 센터가 마련됨으로써 배송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보관과 재고관리에 이르기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글로벌 운송업체들도 ‘특수 운송’ 분야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DHL은 이미 지난해부터 의약품 및 의료용품 운송을 위한 ‘메디컬 익스프레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향후 아시아 지역에 바이오 운송을 전담하는 센터를 건립할 방침이다. 페덱스 역시 바이오 의약품 배송을 위한 콜드체인 서비스를 하고 있다.

○ 국내 업체들은 신선식품 운송 주력

국내 업체들은 ‘특수 운송’보다는 신선식품 운송에 주력하고 있다. CJ GLS는 서울 대전 광주 대구 부산 등에 20여 개의 저온물류센터와 600여 대의 냉동·냉장 배송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7월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경기 이천 저온물류센터를 완공했다.

이곳에는 차량 접안 도크(dock·문)에 밀봉 시설을 강화했고 운송 도중 차량 내의 온도를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배송정보시스템(DIMS)을 도입했다. 창고-차량-거래처로 이어지는 동안 온도 변화가 없는 콜드체인 시스템을 구축한 것.

2007년 경기 광주시 오포에 신선물류 전용센터를 오픈하면서 저온물류 시장을 개척한 현대로지엠은 오포센터를 중심으로 전국 150여 거점에 냉동·냉장 배송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특히 온도와 습도를 정밀하게 관리하는 배송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우리나라 최초 우주발사체인 ‘나로호’에 탑재될 인공위성 운송을 맡기도 했다.

한진은 공기 중 산소 비중을 낮추고 저온을 유지해 농작물의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CA(Controlled Atmosphere)창고를 올해 2월부터 본격 가동하고 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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