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타 탄생을 겨냥한 ‘슈퍼스타K2’ 같은 프로그램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시청률이 하늘을 찌르고 프로그램 오디션에 참가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이미 해외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고 한다. 방송국마다 비슷한 프로그램을 만드느라 바쁘다고 한다. 사람들은 왜 스타 만들기 프로그램에 열광하는 것일까.
대중문화의 세계에서는 스타가 등장했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금세 잊혀지기 일쑤다. 쇼나 드라마 영화 같은 대중문화 콘텐츠는 원래 그런 것인가. 종잡을 수 없고 변덕스러운 존재로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다년간 일한 경험이 있는 저자는 스타가 만들어지고 인기를 끄는 데는 나름의 원리나 법칙 같은 것이 있다고 한다. 이 책은 바로 흥행 성공의 원리와 법칙에 관해 다루고 있다. 다양한 대중문화와 상품을 사례로 들어 문화해설서를 보듯 재미있게 읽힌다.
저자는 대중문화의 스타와 인기 상품의 브랜드는 비슷한 개념이라고 본다. “브랜드는 인간의 인식에 작용하는 ‘가치 있는 무언가’이기 때문에 비즈니스에서 스타의 역할을 담당한다. 대중문화에서 스타의 역할처럼 비즈니스에서 브랜드는 ‘우월한 가치를 소비자에게 인정’받도록 자신의 주어진 역할을 담당한다.” 대중문화에서 작품을 스타로 만들기 위해 연예인이라는 인격화된 스타를 투입한다면, 마케팅에서는 제품을 스타로 만들기 위해서 ‘스타 브랜드’를 투입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타란 어떤 존재인가. 현대의 스타는 대중에게 왕이나 대통령 이상의 존재가 되기도 한다. 일반인들이 보기에 스타는 너무 좋은 대우를 받는다. 사람들은 스타라는 사람들이 몇 시간 일하지도 않으면서 부당하게 돈을 번다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스타는 존재하는 것 자체가 노동인 직업군이다. 스타는 존재하는 것 자체로 24시간 일하는 직업이다. 따라서 스타의 가치는 노래나 연기를 잘하느냐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스타에 대해 듣고 읽고 얘기하면서 얼마나 즐거움을 느끼는가에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스타가 되려면 우월성, 가치, 인정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충족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타가 되기 위해선 이른바 흥행에 성공해야 한다. 이른바 히트를 치는 것이다.
저자는 국내외에서 히트한 수많은 문화상품과 브랜드, 심지어는 정치인까지 사례로 들어가며 흥행의 성공요인을 분석하고 있다. 첫째는 새로움이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최초로 가는 것이라야 대중에게 새로운 것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유일무이한 존재여야 한다는 것이다. 최고가 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유일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매력이다. 다른 말로 하면 호감이다. 필요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좋아해서 사는 것이 스타이고 스타브랜드인 것이다. 저자는 호감을 남보다 먼저 예측하는 것이 상품기획자의 가장 큰 자질이라고 단언한다.
이 밖에도 저자가 강조하는 흥행의 성공요인으로는 스타 이미지 만들기, 널리 알리기, 소비자의 참여 등이 있다. 무엇보다도 기획자 자신이 스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기획자 자신이 스타가 되었을 때 흥행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 대한민국에 특허괴물 몰려온다 한국기업에 발톱세운 ‘특허괴물’… 공정거래법을 무기로 물리쳐라 이상주 지음 344쪽·1만8000원·나남
제품을 생산하지 않으면서 특허권 행사로 이익을 취하는 기업들을 이른바 ‘특허괴물(Patent Troll)’이라고 한다. 이들은 이미 존재하는 특허를 사들인 뒤 이 특허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한 기업에 특허 권리를 행사하고 이 과정에서 더 많은 돈을 얻어내기 위해 소송을 위협수단으로 사용한다.
특허권 침해를 이유로 막대한 로열티를 기업에 청구하는 특허괴물의 행태는 글로벌 기업에 점점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2002년부터 2008년까지 특허괴물이 미국 연방법원으로부터 인정받은 특허권 침해 손해배상금의 평균값은 무려 1200만 달러에 이른다.
한국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반도체 분야의 특허괴물인 램버스사는 반도체 D램 관련 특허권 침해소송을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해 2010년 1월부터 2015년까지 7억 달러의 특허사용료를 지급받기로 했고 하이닉스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런 추세에 따라 한국의 특허사용료 적자는 1990년 13억 달러에서 2009년 39억 달러로 증가했고 특허사용료 지출은 2006년 46억1000만 달러에서 2009년 70억5000만 달러로 늘었다.
삼성전자 해외법무팀 상무인 저자는 “외국계 특허괴물들은 최근 급속히 수익성이 좋아진 한국 기업들을 표적으로 일전을 불사할 태세”라면서 한국 기업들의 철저한 대비를 강조한다.
특허괴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한 것은 이들이 우리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특허괴물의 공세에 대비해 대책을 세우는 과정에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특허괴물의 행태는 ‘혁신의 촉진’이라는 특허법의 목적 자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허침해 소송에서 패소한 기업들은 심각한 경우 파산에 이르기도 한다.
이에 맞서는 방법은 간단치 않다. 독점금지법을 적용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대책이 제기되지만 이 경우 특허법 자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반론이 맞서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특허법과 독점금지법이 모두 ‘소비자 후생의 증대’라는 공통된 목적을 추구하기 때문에 혁신의 촉진을 위해서는 양 법이 동시에 조화롭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견해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법제적 관점에서도 특허괴물에 대한 독점금지법의 적용은 정당화될 수 있고 현실적인 법적 대응수단이 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공정거래법이 특허괴물에 대한 법적 대응방안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당위성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공정거래법을 통해 특허법이나 독점금지, 공정거래제도의 목적 실현을 저해하는 특허괴물의 행위를 규제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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