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환규제, 투기자본 국한해야”

  • Array
  • 입력 2010년 11월 11일 03시 00분


데일리 JP모간 부회장 “美경제 내년 중반께 회복”

부친과 형이 대를 이어 미국 시카고 시장을 맡고 있는 정치명문 집안의 윌리엄 데일리 JP모간 부회장.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부친과 형이 대를 이어 미국 시카고 시장을 맡고 있는 정치명문 집안의 윌리엄 데일리 JP모간 부회장.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대공황 이후) 지난 80여 년 동안 세계경제에서 미국이 핵심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어느 한 나라가 혼자 이끌어갈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중국 인도 브라질과 같은 신흥국이 세계 경제 활성화에 또 다른 축을 형성할 것이다.”

윌리엄 데일리 JP모간 부회장은 10일 서울 중구 JP모간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처럼 말했다. 1997∼2000년 클린턴 정부에서 상무부 장관을 지낸 그는 2000년 미국 대선에서 앨 고어 측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데일리 부회장은 “향후 달러가 강세로 전환되면 미국이 세계경제의 성장 동력 역할을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일자리와 임금이 소폭이지만 상승하고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미국 경제가 조금씩 나아진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 중반이나 말쯤 미국 경제의 자신감을 세계적으로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 부회장은 최근 미국이 발표한 2차 양적완화 조치에 대해 “미국 경제를 본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적절한 조치”라며 “미국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국제적인 반발이 있더라도 미국 경기가 회복돼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풀린 돈이 신흥국으로 몰리면서 글로벌 자산가격의 버블이 우려되는 상황에 대해 “버블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며 좋은 투자기회를 찾아 핫머니가 움직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1990년대 말 아시아처럼 핫머니에 의해 경제시스템이 붕괴되면 안 되기 때문에 한국 등 정부가 국제 유동자본에 대해 규제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다만 투기적 투자만 규제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실질 투자까지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개혁법안이 통과되면서 위험투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데 대해 데일리 부회장은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은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대규모 글로벌 투자은행(IB)보다는 기술과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부티크(소규모 사설금융기관) 형태의 IB들이 각광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