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도심에서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데 주로 사용하는 ‘시티 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차 공간이 협소하고 교통 정체가 심한 도시의 주행 환경에 맞춘 콘셉트카를 공개하기도 하고, 시티 카 양산을 위해 공장 증설도 하고 있다. 발 빠른 자동차 회사들은 모터쇼에서 공개했던 콘셉트카를 대량생산 모델로 개발해 시장에 내놓을 채비를 하고 있다. 출시가 임박한 시티 카는 가격이 저렴하고 소형인 것이 특징이다.
혼다는 30일 개막하는 ‘태국 국제자동차엑스포 2010’에서 아시아의 신흥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도심형 저가 소형차를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 차는 올해 1월 인도에서 선보였던 콘셉트카 ‘혼다 뉴 스몰 콘셉트’의 양산형 모델로 내년 상반기부터 인도와 태국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가격은 인도에서 50만 루피(약 1200만 원)로 책정될 것으로 보이며 1.2L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다.
폴크스바겐은 도심형 차량으로 개발된 ‘업(up)’을 내년 하반기 유럽에 출시할 예정이다. ‘업’은 GM대우의 경차 ‘마티즈’와 비슷한 크기로, 처음 출시되는 모델은 75마력에 3기통 1.0L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다. 유럽 시판가격은 1만 유로(약 1500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폴크스바겐의 소형 세단인 ‘골프2.0 TDI’의 절반에 못 미치는 가격이다.
GM이 올해 상하이엑스포에서 미래 도시형 차량이라고 공개한 전기차 ‘EN-V’는 2인승 차량이다. 바퀴가 2개만 달려 있고, 차체 크기도 소형 세단의 3분의 1 수준이다.
‘시티 카’는 소형 세단보다 덩치가 더 작고,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은 게 특징이다. 폴 크스바겐이 내년 유럽 시장에 내놓을 ‘up’(왼쪽)과 BMW그룹이 도시 전용 전기자동차로 개발 중인 ‘메가시티 비히클’의 렌더링 이미지. 사진 제공 폭스바겐코리아·BMW코리아
BMW그룹은 최근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에서 전기자동차(EV) 생산을 위한 신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이 공장에서는 도시용 이동 수단인 전기차 ‘메가시티 비이클’을 생산한다. BMW그룹은 이 모델을 ‘세계 최초의 도시 전용 전기자동차’로 규정했다. BMW그룹과 SGL그룹이 공동으로 설립한 합작사인 카본 및 섬유제조회사가 생산을 담당한다. BMW그룹은 메가시티 비이클을 ‘미니’처럼 독립된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시티 카는 대체로 소형차여서 수익성이 좋지 않다. 그동안 이익이 많이 나는 대형차 개발에 매달렸던 자동차 회사들이 소형차보다 더 작은 시티 카 개발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시장 전망이 밝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면 도시에서 짧은 거리를 움직일 때 쓰는 시티 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자동차 회사들은 보고 있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있을 수요 증가에 대비해 시장을 선점하려고 자동차 회사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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